유럽 대부분의 도시 설계는 역사적으로 자동차와는 거리가 멀었다. 거리는 일, 상거래, 사교, 놀이 등 다양한 인간 활동을 위한 장소였다. 걸어서 가는 것 외에 장거리 이동은 작은 부분이었다.
20세기 중반부터 유럽 거리는 교통을 위한 공간이 되었고 다수의 주차장이 마련됐다. 도시는 근본적으로 변했다. 그리고 지금은 대기 오염을 줄이고 기후 위기에 맞서야 한다는 요구와, 도시를 살기 좋은 곳으로 되돌린다는 목표에 따라 반격이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주요 유럽 도시는 도로 교통량을 줄이기 위한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자동차는 대량의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도로 운송은 EU 배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자동차는 그중 61% 비중이다. EU 전역에서 자동차 한 대당 평균 점유율이 1.6명에 불과, 공공 공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략은 혼잡 통행료 징수, 주차 제한, 교통 구역 제한, 대중교통 및 자전거 차선에 대한 투자 증가 등 다양하다. 가디언은 유럽의 세 도시를 조망했다. 자동차 사용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파리; 슈퍼블록의 바르셀로나; 관료주의가 가로막는 브뤼셀 등이다.
◆ 파리
지난달 파리에서 놀라운 통계가 발표됐다.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 동안 프랑스 수도를 가로지르는 대표적인 주요 도로에는 이제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더 많다. 실제로 거의 절반 정도다.
이는 2014년 처음 파리 시장에 당선된 후 센 강 우안 고속도로 교통 폐쇄를 시작으로 주요 도로에서 강력한 자동차 방지 정책을 추구해 온 앤 이달고 시장의 공격적 정책 때문이다. 이달고는 나아가 루 드 리볼리 등 유명한 거리 대부분에서 교통을 봉쇄하고, 노후 자동차를 퇴출하기 위한 저배출 구역을 확대했다. 별도로 1000km의 자전거 도로를 구축했다. 파리 시내에서의 자동차 운전은 1990년대 초 이후 약 45% 감소했다. 반면 대중교통 이용은 30%, 자전거 이용은 약 1000% 증가했다.
하계 올림픽에 맞춰 2024년 봄부터는 대부분의 도시 중앙 구에서 전체 교통량의 50%에 달하는 교통을 금지하는 제한 구역이 적용된다. 시청은 또한 수도의 거의 모든 거리에 시속 30km의 속도 제한을 부과하고 초등학교 인근 200개 거리를 보행자 전용으로 삼았다. 최근에는 SUV 운전자에게 주차 요금을 더 많이 부과하는 계획에 대한 국민투표를 발표했다.
시장은 ‘15분 도시’ 개념을 열정적으로 채택했다. 쇼핑, 교육, 건강, 여가, 심지어는 이상적으로는 일까지 모든 주민의 일상적인 요구가 도보로 15분 또는 자전거로 15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체 프랑스 인구의 거의 90%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지만 파리 시민의 경우 약 30%뿐이다. 이를 메꾸는 것이 자전거다. 자전거 도로는 시민들의 지지를 받는다. 앞으로 파리의 과제는 무조건적인 자동차 금지가 아니라 조화와 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교통수단이 효율적으로 공존하도록 해 도시 외곽의 대규모 병목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 바르셀로나
스페인의 엘 파이스지는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대중교통을 이용해 바르셀로나를 가로지르는 동일한 8km 여행의 시간을 측정해 보도했다. 오토바이가 가장 빨랐고, 2.5분 뒤 대중교통이 뒤를 이었으며 자전거가 3위, 자동차가 꼴찌였다.
이번에 퇴임하는 시장 에이다 콜라우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슈퍼블록’ 계획을 포함, 자동차 사용 제한 및 공기 질 개선을 위한 공격적인 정책으로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슈퍼블록 프로젝트는 9개의 블록을 하나로 묶고 놀이 공간과 녹지 공간을 통해 교통을 차단한다. 자동차는 금지되지 않지만, 블록은 자동차 친화적이지 않았다.
콜라우는 나아가 5000만 유로를 투입해 21개 블록을 보행자 전용으로 바꾸고 4개의 주요 연결 거리를 ‘녹색 축’으로 전환했다. 이곳은 도시공원이자 가장 인기 있는 장소 중 하나다. 임대료 통제와 런던 스타일의 혼잡 통행료도 부과된다.
바르셀로나는 EU에서 가장 높은 자동차 밀도를 보유하고 있다. 평방km당 6000대에 달한다. 도시 자체는 훌륭하고 저렴한 대중교통망을 갖추고 있지만, 도시와 배후지의 400만 인구를 연결하는 교외 열차는 느리고 신뢰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자동차 운행의 85%는 도시에 들어오거나 도시를 횡단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슈퍼블록은 조용하고 깨끗한 공기의 오아시스일 수 있었지만, 도시의 교통량을 줄이지 못했다. 바르셀로나 자체 통계에 따르면 2011년에서 2021년 사이 개인 차량으로 이동한 횟수는 증가한 반면, 대중교통으로 이동한 횟수는 감소했다.
바르셀로나는 이제 새로운 시장을 맞이해 전환을 맞이한다. 당선된 콜보니 시장은 그러나 콜라우 시장과 반대 입장이다. 자동차 옹호론자에 가깝다. 그는 도시 교통량을 줄이겠다고 말했지만, 그의 첫 번째 조치는 콜라우가 설정했던 보행자 구역에서 자동차 운행을 다시 허가하는 것이었다.
◆ 브뤼셀
858개의 EU 도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브뤼셀은 이산화질소 배출 측면에서 유럽에서 8번째로 오염이 심한 도시다. 도심은 버스, 트램, 지하철이 운행되지만 교통 정체로 악명이 높았다. 물론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2017년에는 자동차가 도시 내 모든 이동의 64%를 차지했으나 2021년에는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자전거 이동이 전체 교통량의 10%를 차지한다. 2018년 3%에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대중교통 이용도 30% 증가했다. 도심의 국방부를 가로지르는 교통량은 극적으로 줄었다. 브뤼셀타임즈는 “브뤼셀은 유럽에서 자동차 사정이 가장 나쁜 곳 중 하나이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5년 전보다 훨씬 즐겁다”고 했다.
한 가지 장애물은 19개 지방자치단체로 구성된 복잡한 지방정부 구조다. 도시의 광대한 숲 공원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자동차 없는 구역이 되었지만, 이후 의회에서 일부 도로에서의 자동차 통행을 재개했다. 관료 주도의 정책이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같은 과감한 변신을 가로막는다.
그러나 변화는 충분히 체감할 수 있다. 도로 폐쇄, 일방통행 전환, 식목 지역 확대 등이 운전자에게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야외 주차장 대신 새로운 레스토랑이 늘어선 광장이 생겨나면서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여론도 우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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