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 인력이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 보스턴 등 기술기업이 몰려 있는 인력 허브에서 전통적이고 혁신기술과는 거리가 멀었던 도시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
기술 직업 마켓플레이스인 다이스(Dice)는 휴스턴과 디트로이트, 플로리다의 올랜도 등 3개 도시가 올해 기술 인력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곳이라는 내용의 ‘다이스 테크 잡 리포트’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를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게시글에서 다이스는 “기술 고용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전국의 회사 및 산업 전반에 걸친 고용 추세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 보고서는 2023년의 인력 고용 추세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예측하는데 있다”고 보고서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보고서는 올들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미국에서 일어난 700만 건이 넘는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채용 공고는 올해부터 본격화된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보다 더 강한 수요다. 빅테크의 잇따른 해고와 채용 동결 소식에도 불구하고 기술 인재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기술 분야에서 근로자 8만 5000명이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37만 5000개 이상의 기술 일자리가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국 전역에서 인재 수요는 특히 의료, 항공우주 및 금융 등의 기존 산업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엔지니어링 및 개발자 역할을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뉴욕, 시카고, 애틀란타, 샌프란시스코, 텍사스 오스틴이 양적인 채용 공고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미니애폴리스, 샌디에이고와 노스캐롤라이나의 샬럿 역시 상위 25위 안에 들었다.
두드러진 현상은 기존 기술인력의 지역 이동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이는 은행, 제조, 소매 등 기존 기술 영역이 아니었던 산업 부문에서의 기술 인력 채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과 함께 원격 작업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기업들의 연봉을 비교 분석하는 스킬소프트(Skillsoft)의 10월 보고서를 인용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생활비와 주거비가 비싼 실리콘 밸리에서 낮은 생활비와 높은 삶의 질을 누리기 위해 지역 도시로 이동하는 인구가 대폭 늘었다. 이에 따라 많은 소규모 도시에서 새로운 ICT 부문 혁신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이스의 모회사인 DHI그룹 CEO 아트 자일은 CIO다이브와의 인터뷰에서 "금융 산업에서 성공하려면 뉴욕에서 일해야 하고, 기술 산업에서 성공하려면 실리콘 밸리를 찾아야 한다는 전통적인 개념이 무너졌다"고 언급했다. CNBC, 머큐리뉴스를 비롯한 여러 언론들이 기술 산업의 중심도시에서 인력들이 이탈하고 있는 현상을 보도하고 있다.
다이스는 오늘날 기술 비즈니스는 실리콘 밸리만 지칭할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산업과 비즈니스가 기술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들이 IT 인력을 대거 쓸어 모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산업이 지속적인 기술 인재 수요, 일자리의 지속적인 성장, 기술을 위한 새로운 허브의 출현을 역동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자료를 분석한 컴프TIA(CompTIA)의 분석에 따르면 11월까지 24개월 연속 기술 일자리가 늘어났다. 기술 분야에서 11월까지 20만 명 이상의 신규 기술자가 추가됐다. 산업 분야 전체의 기술 직종은 금융, 보험 및 제조업의 기술인력 채용 확대로 인해 11월에만 13만 7000명이 증가했다.
컴프TIA의 분석은 다이스의 보고서 작성에 참고됐다. 캔자스 주 토피카, 버지니아 주 버지니아 비치, 매사추세츠 주 우스터와 같은 도시들로 기술인력이 대거 이동했다. 미국의 다양한 도시 지역에서 기술인력의 취업 기회가 크게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가 버팔로의 M&T은행이었다. M&T은행은 현대화 노력,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버팔로를 기술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은행의 정보기술 책임자 마이크 위슬러에 따르면 회사는 2000명 이상의 기술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매년 약 100명의 컴퓨터 과학 졸업생을 팀에 추가하고 있다.
글로벌 보험 대기업인 메트라이프도 노스캐롤라이나주 캐리에서 기술 캠퍼스를 개설하는 등 비슷한 노력을 펼쳤다. 회사는 지난 8월에 연말까지 2600명 이상의 기존 인력에 400명의 기술자를 추가하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방위산업체와 항공우주 기업들의 수요 급증으로 덴버와 샌디에이고 등 관련 도시들에서는 기술 인재들을 구하기가 오히려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채용 중인 기업의 상위권에는 보잉, 라이도스, 레이시온 등이 올라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국방비 4% 증액을 요청하고 의회가 이를 8%로 상향 조정하면서 방위산업체들이 신규 채용을 적극 모색하기 시작했다. 덴버에 사업부를 둔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체는 록히드, 보잉을 포함해 15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샌디에이고에는 군사 기지가 여럿이다.
기업들이 IT 기술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기술자들은 원격으로 작업할 수 있는 근무 유연성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다이스 보고서에서 조사한 950명의 기술 근로자 중 대다수가 원격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밝혔으며, 이를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내년에 고용주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절반 이상이 답했다. 다이스 보고서는 조사된 채용 공고의 약 3분의 1이 원격이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원격 근무 기술자를 고용하는 기업은 더 큰 인재 풀을 만들 수 있는 동시에 제2의 도시에 허브를 조성하는 것을 지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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