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변신 중이다. 여러 도서관들이 단순히 서적을 열람하고 대출하는 기능을 넘어서서 디지털로 서비스를 전환하고 대여 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본지에서 지난 8월 중순, ‘도서관의 진화…’사물도서관(Library of Things)’을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기사로 다루었다.
디지털로의 전환에 성공한 나라에서는 도서관이 사물도서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반면 여러 나라 또는 지역에서 도서관들은 여전히 옛 모습과 행태를 고수하면서 ’스스로‘ 낡아가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도 천차만별이다. 그런 도서관에 또 다른 쓰임새가 마련됐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 6월 말, 폭염이 태평양 연안 북서부를 강타했다. 미국 서부 지역의 많은 도시들과 주민들은 전례 없는 무더위를 견뎌야 했다. 태평양 북부에 속하는 오레곤 포틀랜드는 섭씨 46.7도까지 올랐다. 가장 북쪽의 워싱턴주 역시 40도 이상 오른 지역이 속출했다. 포틀랜드 전역에서 수백 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연출됐다.
여기서 의외의 기능을 한 곳이 도서관이었다고 도시 전문 매체 넥스트시티가 전했다. 도서관은 많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접근하기 쉬운 장소 기능을 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시정부가 더위와 기타 극한 기후 상황에 대한 비상 계획을 수립하면서 공공 도서관을 냉방 센터로 재활용하기 시작했다. 오리건 주 클래커마스 카운티에서는 당국이 21개의 지역 냉방 센터를 지정했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도서관이다. 포틀랜드가 위치한 멀트노마 카운티의 바로 북쪽에서는, 약 7600명의 주민들이 폭염을 피해 나흘 동안 공공 도서관으로 피신했다.
비영리 단체인 ’극한 날씨 대응 커뮤니티‘의 선임 프로그램 매니저 버논 워커는 “도서관이 가장 적절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도서관이 기후 복원의 중심지 중 하나라는 것이다. 도서관은 사람들에게 극한 기후에 대해 교육하고 재난 시 물리적 피난처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신뢰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다민족 공동체의 도서관들, 특히 도심에 있는 도서관들은 필수적이며 중요하다"고 워커는 설명했다.
도서관의 변신은 소외계층 및 저소득 지역사회의 안전도 향상에도 기여한다. 지역 사회 기반 시설이 불충분한 빈곤 지역은 사망률이 훨씬 높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도서관을 공식적으로 ’필수 지역사회 조직‘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미국 도서관은 평균 40년 정도 된 노후화된 건물들이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업그레이드와 수리가 필요하다. 일부는 너무 황폐해서 구호 센터로서 기능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오레곤의 쿠스베이에서는 해수면 상승, 폭우, 가뭄으로 도서관의 기반이 바뀌고 있다. 시애틀에서는 9개의 도서관이 기온이 치솟는 동안 문을 닫았으며, 워싱턴의 알링턴 도서관의 낡은 HVAC(공조) 시스템은 극심한 더위나 산불 때마다 문을 닫아야 한다. 오레곤 조세핀 카운티에 있는 윌리엄스 분관 도서관은 임시 건물이다. 수도도 화장실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도서관들은 지난 여름 더위를 피해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냉방 센터였다. 도서관은 비상에 대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기도 했다. 도서관은 또한 컴퓨터와 인터넷 접근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연방 상원의원 6명은 올해 전국의 공공 도서관을 개선하기 위해 50억 달러의 연방 지원을 요청하는 '미국 도서관 건립법'을 발의했다. 미국 도서관협회는 이 법을 3조 5000억 달러의 예산 지출 계획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1997년 이래 의회가 도서관에 지출한 금액 중 가장 큰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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