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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라도 더 무대에”…롯데장학재단이 장애예술인 지원 나선 이유

청소년·성인 예술인 10명에 총 4000만원 전달 장혜선 “더 많은 초청받도록 알리는 역할 하고 싶다”

산업 |최아랑 기자 | 입력 2026. 10. 21. 07:00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남들보다 몇 배로 힘들게 노력했음에도 다른 예술인보다 설 무대가 없다는 것이 정말 참담합니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20일 서울 강서구 어울림플라자에서 열린 ‘2026년 신격호 롯데 장애예술인 지원 전달식’에서 공연 기회가 부족한 장애예술인들의 현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21일 롯데장학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올해 장애예술인 지원사업을 신설하고 청소년 5명과 성인 5명에게 총 4000만원을 전달했다. 청소년에게는 1인당 300만원, 성인에게는 500만원을 지원했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장애예술인 지원 대상자들이 20일 서울 강서구 어울림플라자에서 열린 ‘2026년 신격호 롯데 장애예술인 지원 전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최아랑 기자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장애예술인 지원 대상자들이 20일 서울 강서구 어울림플라자에서 열린 ‘2026년 신격호 롯데 장애예술인 지원 전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최아랑 기자

이번 사업은 공연 기회가 적고 창작 활동비 마련이 어려운 장애예술인의 활동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와 협력해 지원자를 모집하고 서류 평가와 대면 심사를 거쳤다.

청소년은 성장 가능성과 활동 계획을, 성인은 예술적 역량과 창작 활동의 지속성을 중심으로 평가했다. 최종 선발자는 클래식과 국악 분야에서 나왔다.

이날 인사말에 나선 장 이사장은 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노력과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재단처럼 여러분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각자의 분야를 통해 사람들의 영혼을 채워주고 있음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20일 서울 강서구 어울림플라자에서 열린 ‘2026년 신격호 롯데 장애예술인 지원 전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최아랑 기자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20일 서울 강서구 어울림플라자에서 열린 ‘2026년 신격호 롯데 장애예술인 지원 전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최아랑 기자

이어 지원 대상자들이 감사 인사와 향후 활동 계획을 전했다. 성인 대표로 연단에 오른 바리톤 김봉중은 시력을 잃은 뒤 다시 노래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했다.

김봉중은 이탈리아 유학 후 오페라 가수로 약 7년간 활동했지만, 눈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양쪽 시력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통증과 안압 문제로 노래는 물론 일상적인 대화도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약 2년이 지나면서 다시 한마디씩 호흡에 붙여 노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번 지원금은 준비 중인 앨범과 오는 12월 음악회에 사용할 계획이다. 장애로 인한 불편함과 함께 살아가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음악을 나누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감사 인사와 장학증서 수여가 끝난 뒤에는 지원 대상자들이 준비한 공연이 이어졌다. 피아노와 판소리, 첼로와 성악 등 각자의 분야에서 무대를 선보였다.

첼리스트 이정현은 분홍색 드레스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소나타 D단조 Op.40’ 2악장을 연주했다. 첼로와 피아노가 선율을 주고받는 동안 그는 현을 짚고 활을 움직이며 연주를 이어갔다.

첼리스트 이정현이 20일 서울 강서구 어울림플라자에서 열린 ‘신격호 롯데 장애예술인 지원 전달식’에서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소나타타 D단조 Op.40’ 2악장을 연주하고 있다.최아랑 기자
첼리스트 이정현이 20일 서울 강서구 어울림플라자에서 열린 ‘신격호 롯데 장애예술인 지원 전달식’에서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소나타타 D단조 Op.40’ 2악장을 연주하고 있다.최아랑 기자

마지막 무대는 김봉중이 맡았다. 앞서 노래를 다시 시작하기까지의 사연을 전했던 그는 마이크를 들고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를 불렀다.

바리톤 김봉중이 20일 서울 강서구 어울림플라자에서 열린 ‘신격호 롯데 장애예술인 지원 전달식’에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최아랑 기자
바리톤 김봉중이 20일 서울 강서구 어울림플라자에서 열린 ‘신격호 롯데 장애예술인 지원 전달식’에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최아랑 기자

공연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 이사장은 재단의 지원이 외부 공연 초청으로 이어졌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재단이 직접 마련할 수 있는 무대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다른 행사 주최자들에게도 장애예술인들의 활동을 알리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처럼 무대에 누군가를 초대해야 되는 사람들이 장애예술인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다”며 “그들이 조금이라도, 한 번이라도 더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단은 내년에도 장애예술인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 이사장은 “이들을 알림으로써 더 많은 초청을 받아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저의 포인트”라며 “내년에는 장애예술인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가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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