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에베가 6일 2027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였다. 직관적이면서도 강렬한 끌림을 선사하는 현실적인 스타일을 제시했다.
이번 컬렉션의 바탕에는 미국식 실용주의가 자리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어린 시절과 패션 가치관을 정립한 뉴잉글랜드 특유의 편안함, 그리고 당대 그들 곁을 지키던 여성들의 감각적인 스타일링이 존재한다.
친근한 원형은 컬렉션의 중심부에서 한층 부드럽게 재가공되며, 동시에 예상을 깨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비틀린다.
폴로 셔츠는 더위 속에서 벗었다가 서둘러 다시 착용한 듯 거꾸로 재단되어 유쾌한 위트를 던진다. 심플한 디자인의 바스켓볼 저지는 시폰에 비즈 프린지를 장식한 슬립 드레스의 실루엣으로 이루어졌다.
가벼운 니트웨어와 트렌치코트에는 선글라스의 레진 칼라가 매치되고, 보트 슈즈는 한층 유연해진 구조에 콘트라스트 컬러의 레이스가 더해져 완성된다. 아노락은 고급스러운 실크로 가공되어 맨살 위에도 가볍게 걸칠 수 있다.

스페인의 바로크 무드가 익숙한 의상의 원형과 조화를 이룬다. 컬러 블록, 그라데이션처럼 번져나가는 색감, 강렬한 태양 아래 빛이 바랜 듯한 네온 컬러가 스웨이드 소재와 만나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스페인 고유의 감각은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감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아우라를 완성한다.
더불어 미국 모더니즘의 구조적인 선과 면에 바로크풍의 정교한 장식을 매치했다. 네크라인의 화려한 요소, 허리 라인의 트임, 그리고 번지 코드로 묶어 연출한 회화적인 새시와 드레이프, 셔링 디테일이 시너지를 내며 과감한 쉐입을 형성한다.
새롭게 베일을 벗은 파시토 백은 정통 박스 구조 위에 유연한 나파 소재의 더스트 백을 덧씌운 감각적 디자인이 부각된다. 새틴 스카프의 익숙한 플로럴 패턴은 전통 투우사 의복인 탈레기야(taleguilla) 스타일의 팬츠, 치노, 드레스 전반에서 화려하게 개화한다.
특히 이번 컬렉션에서는 180년에 달하는 로에베의 역사적 헤리티지가 자유로운 해석과 만나 무한한 가능성을 열었다.
로에베가 1960년에 브랜드 최초로 선보였던 의상인 오로 스웨이드 블레이저 또한 신선한 감각으로 리뉴얼되어 긴 역사를 기반으로 한 창의적인 시도를 보여준다. 스페인 회화의 모티브를 품은 실크 타이는 브랜드 아카이브에서 직접 발췌한 것으로, 로에베의 지난 여정을 탐험하며 수집한 기념품처럼 다가온다.
로에베 고유의 가죽 공예 기법 역시 확장됐다. 몰딩 기술을 적용한 플롱제 나파 소재는 미니 트라페즈 드레스로 거듭나고, 하우스의 시그니처인 플라멩코 매듭과 루싱 디테일은 캔버스 질감을 살린 스웨이드 쇼퍼 백 내부에 세밀하게 적용되었다.
로에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잭 맥콜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는 "이번 컬렉션은 구세계와 신세계의 대화에서 비롯된다"며 "모더니즘의 컬러 블록과 스페인 바로크 양식이 대면하고, 뉴잉글랜드의 해안선과 태양 아래 그을린 안달루시아의 풍경이 오버랩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하우스의 비전과 장인정신에 현실성과 개성을 불어넣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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