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정책실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용범 전 실장이 사임한 지 한달 만이다. 3대 메가프로젝트 등 이재명 정부 경제정책을 이어가는 한편으로 공정성장과 분배 정책에도 눈길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공석이던 청와대 정책실장에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을 승진 발탁하고 경제성장수석에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을 보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달 1일 김용범 전 정책실장이 부동산 및 증시 정책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난 지 꼭 한 달 만에 정책실장 공석 상황을 해소했다.
후임 정책실장 물색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며 경제콘트롤타워 부재가 장기화하는 듯했지만, 이 대통령은 결국 내부 승진 인사를 통해 정책의 연속성에 방점을 찍는 선택을 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경제성장수석으로 현 정부 1기 경제팀인 하 실장이 전임 정책실장인 김 전 실장과 정부 출범 때부터 호흡을 맞추며 굵직한 경제 정책을 함께 펴왔다는 점에서다.
하 실장은 정권 출범 후 최대 난제로 바로 맞닥뜨렸던 한미 통상 협상 문제부터 부동산 정책과 증시 등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등의 각종 경제 정책을 김 전 실장과 함께 직접 설계하고 챙겨온 인사다.
신임 정책실장은 한미 통상협상 후속 절차와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첨단 전략산업 지원 정책, 이제 막 첫발을 뗀 초대형 국책 사업인 3대 메가 프로젝트 등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현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의 기틀을 함께 다져와 국정의 이해도가 높은 하 실장을 전면 배치한 것은 현 경제정책을 빈틈없이, 안정감과 연속성이 있게 펴나가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하 실장의 승진으로 빈자리가 된 경제성장수석에 산업부 출신의 문 차관을 파트너로 배치한 것 역시 경제 정책의 연속성에 주안점을 둔 인사라는 평가다.
하 수석이 이 대통령의 '공정성장' 담론을 설계한 인사라는 점에서 앞으로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반도체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성장 중심의 경제 정책의 초점이 앞으로는 보다 공정 성장과 분배 등 민생 분야에 맞춰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정책실장 인선에 대한 질문에 "지금까지는 경제 회복, 지속 성장,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했지만 사회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중심을 살짝 이동해야 하지 않냐는 지적이 있다. 적당한 인물을 찾는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주거·일자리·서민금융 등 3대 핵심 사회 정책 추진 방침을 밝히며 "민생 불안의 핵심 요인인 양극화와 불평등 완화에 초과 세수를 비롯한 가용 재원과 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도체 특수가 이어지고 이에 따라 역대급 세수가 전망되는 가운데서도 양극화 등으로 민생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서 공정 성장주의자인하 실장이 적임자라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수출과 경제성장률 등 수치적인 성장에 머무르지 않고 성장의 과실이 서민에도 분배되는 '공정 성장' 구조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반영된 인사라는 것이다.
하 실장은 이런 측면에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의 여파로 누적된 내수 부진을 타개하고 민생 경제 활력 제고와 각종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은 하 실장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 "공정 성장과 양극화 해소 등을 성장 전략에 결합해온 대표적인 학자"라면서 "사회정책과 경제 정책을 두루 아우르며 복지, 일자리, 교육, 주거 등 국민 삶과 직결된 분야에서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변화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 실장의 승진으로 비게 된 경제성장수석 자리에는 문신학 현 산업통상부 차관이 발탁됐다. 또 평화외교특별보좌관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국방정책특별보좌관에 김병주 의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에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국토교통부 제2차관에 정의경 국토도시실장,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전 부여군수를 임명 및 위촉했다.
성 수석은 이날 인사에 대해 "국정의 정책 역량과 실행 능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지금은 실행의 시간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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