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장혜선 롯데재단 이사장이 가정 밖 청소년 시설을 찾은 것은 '플레저박스' 여성용품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 장 이사장은 이들이 단순한 가출 청소년이 아니라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장 이사장이 취임 후 직접 결정한 사업으로 가장 먼저 꼽은 '장혜선 가정 밖 청소년 장학금'은 그렇게 시작됐다.
장 이사장은 "이들은 학업을 포기하기 쉬운 여건 속에서도 시설에 들어와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이라며 "부모의 사랑을 가장 받아야 할 때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가 많고, 나이가 어려 자립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도 여기까지 견뎌준 것만으로 고맙고,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스마트투데이는 지난 23일 롯데장학재단 신격호 롯데장학관에서 진행한 장 이사장 인터뷰 1편에서 재단의 사업 운영 원칙을 다룬 데 이어, 2편에서는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작한 장학사업과 장학생을 대하는 원칙을 짚어봤다.
1억원서 2억원으로…장학생 편지로 확인한 마음
사업비는 처음에 1억원 이내로 잡았다. 대상자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 뒤 올해는 2억원으로 규모를 늘렸다.
정말 도움이 됐는지는 장학생들이 매년 내는 결과보고서로 확인한다. 중장기 성과를 정량 지표로 관리하지는 않는다. 대신 보고서를 통해 장학금 활용 내역과 학업·진로 목표를 어떻게 실행했는지, 자격증 취득과 진학·취업 준비 현황 등을 살핀다. 지원의 필요성과 연속성이 인정되면 심사를 거쳐 전체 선발 인원의 20% 이내에서 다시 지원한다.
장 이사장은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장학생에게 받은 편지라고 했다. 그는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돈이었는데, 아무 조건 없이 재단이 도움을 줘서 너무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이렇게 큰돈을 받아본 적이 없어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는데, 재단에서 진행한 교육이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장 이사장은 "이 편지를 보면서 '내가 이렇게 해주는 마음을 이 친구들이 모르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혼자가 아니라는 메시지"…'장혜선'과 '신격호' 이름을 건 이유
재단 사업에 개인 이름을 내건 이유를 묻자 장 이사장은 "제 이름을 건 사업은 각별히 관심을 갖고 새롭게 시작한 사업들"이라며 "대상자들에게도 제가 이 사업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가정 밖 청소년이나 위기임산부에게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제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단 사업명 곳곳에 '신격호'를 붙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장 이사장은 "할아버지가 생전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했던 뜻을 알리고, 대상자들이 누구의 도움을 받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지원 방식이나 평가 기준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통금은 새벽 1시 30분부터…"학생들을 믿는다"
장학생을 대하는 태도는 인터뷰가 진행된 신격호 롯데장학관의 운영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장 이사장은 한국장학재단이 위탁 운영하던 때와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지만, 학생들의 자율성만큼은 최대한 보장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은 이미 힘든 환경에서 충분히 어려운 시간을 겪어왔고 대부분 성인인 만큼, 불필요한 통제는 줄이고 관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 여건도 조금씩 손보고 있다. 휴게실과 스터디룸 등 공용 공간을 늘리고 이용 시간을 연장했으며, 쌀 지원 등으로 식생활 여건을 보완했다. 간담회와 온라인 설문으로 학생들의 의견도 정기적으로 듣고 있다.
통금은 새벽 1시 30분부터 5시까지로만 뒀다. 장 이사장은 "늦은 귀가에도 아르바이트 등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보고, 지나친 통제는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학생들을 믿고 있어 요구가 있으면 가능한 범위에서 충분히 검토하는 편"이라고 했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