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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장학재단 인터뷰

①장혜선 이사장 "직접 보고 들어야 무엇이 필요한지 안다"

조손가정 지원은 집수리서 생활비로, 문화체험은 서울서 부산으로 인도네시아선 도서관 19곳 이어 학교 화장실 개선

산업 |최아랑 기자 | 입력 2026. 09. 24. 09:00
장혜선 롯데재단 이사장이 23일 롯데장학재단 신격호 롯데장학관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장혜선 롯데재단 이사장이 23일 롯데장학재단 신격호 롯데장학관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장혜선 롯데재단 이사장은 재단 사업을 운영하는 원칙에 대해 "서류나 보고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직접 보고 들어야 지금의 지원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무엇이 더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롯데재단은 현장에서 확인한 필요에 맞춰 주요 사업의 방식을 잇달아 바꿔왔다. 조손가정 지원은 집수리에서 생활비·물품 지원으로 바뀌었고, 서울에서 진행하던 아동 문화체험은 부산으로 옮겼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도서관 건립에 이어 학교 위생시설 개선에 나섰다.

스마트투데이는 23일 롯데장학재단 신격호 롯데장학관에서 장 이사장을 만나 롯데재단이 사업 방식을 바꿔온 과정과 지원 대상 선정, 예산 편성 기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롯데재단은 롯데장학재단·롯데복지재단·삼동복지재단 3개 재단으로 이뤄져 있다.

"집 고쳐줘도 혜택은 집주인에게"…현장 보고 바꾼 국내 사업

'신격호 롯데 조손가정 지원사업'은 2019년 주거환경 개선 사업으로 시작했다. 재단은 2024년부터 이 사업을 생활비와 물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장 이사장은 "집을 보수해도 장기적으로는 그 혜택이 집주인에게 돌아가는 한계가 있었다"며 "무엇보다 대상자들에게는 먹고사는 문제가 더 시급해 직접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의견을 듣고 바꾼 사업도 있다. 삼동복지재단의 '신격호 롯데 문화체험'은 처음에 롯데월드 탐방 등 서울에서 다양한 문화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짰다. 하지만 아이들은 장거리 이동을 부담스러워했고, 이동 시간이 길어질수록 체험 시간이 줄어드는 점을 아쉬워했다.

재단이 아이들에게 원하는 활동을 직접 묻자 가까운 부산에서 야구 경기를 보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재단은 이를 반영해 지난해부터 롯데 자이언츠 경기 관람, 물놀이 체험 등 부산 지역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도서관 19곳 이어 학교 화장실 개선

해외사업도 같은 원칙으로 운영한다. 재단은 현지를 직접 찾아 열악한 여건과 지원 필요성을 확인하고, 현지 물가와 사업 규모를 반영해 예산과 지원 방식을 정한다. 장 이사장은 "장학금에 한정하지 않고 물품지원이나 의료봉사 등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격호 롯데 인도네시아 물품지원'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재단은 학교 도서관 건립을 중심으로 지원해 현지에 도서관 19곳을 조성했다. 그러다 현장을 방문하면서 학교 위생 여건이 열악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교생이 화장실 한 칸과 수도꼭지 하나를 함께 써야 할 정도였다. 재단은 2025년부터 기자재 교체와 화장실 리모델링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재단의 '신격호 롯데 인도네시아 물품지원' 사업으로 리모델링하기 전(왼쪽)과 후의 인도네시아 학교 화장실. 롯데재단

특정 사업에 먼저 배정 않는 예산…세 재단은 필요하면 협업

사업 방식을 이처럼 바꿀 수 있는 것은 예산을 편성하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재단은 각 사업의 효과와 필요성, 대상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도를 종합적으로 따져 사업비를 정한다. 장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애정이 가는 사업이 있을 수는 있지만, 특정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예산을 먼저 배정한 뒤 나머지 사업의 예산을 정하는 방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3개 재단 예산은 170억원 상당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재단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출연한 재원에서 나오는 이자수익과 배당금으로 운영된다.

170억원은 세 재단 예산을 합친 규모지만, 실제 예산과 인력은 재단별로 따로 운영한다. 대신 같거나 비슷한 사업이 겹치지 않도록 기획 단계부터 전체적으로 조정한다.

장 이사장은 "각 재단의 설립 목적과 사업 성격에 따라 역할을 나누되, 한 재단이 단독으로 추진하기에 예산의 범위나 규모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다른 재단과 협력해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롯데복지재단이 단독으로 추진하던 '신격호 장애인 보조기기 지원사업'은 2024년부터 롯데장학재단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모든 판단의 출발점은 지원 대상이다. 장 이사장은 "지원 대상을 정할 때는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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