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운하변에 늘어선 자전거. 사진=픽사베이
암스테르담 운하변에 늘어선 자전거. 사진=픽사베이

기후 변화로 인한 재해가 심각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및 시정부의 노력은 배가되고 있다. 미국 서부의 가뭄은 이제 일상이 됐고 한여름 기온은 섭씨 50도를 넘는다. 유럽 대부분의 도시들이 올해 사상 유례 없는 폭염을 겪으면서 에어컨을 가동했다. 파키스탄과 인도 등 동남아 지역은 역대급 홍수로 다수의 사망자와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낳았다. 서울의 여름도 예외는 아니었다. 원인이 인재냐, 기후변화에 따른 천재지변이냐의 논란은 있었지만 쏟아진 비의 양은 기후 변화를 체감시키는 데는 충분했다.

탄소중립과 플라스틱 등 지구를 오염시키는 폐기물 재생, 순환경제 등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하다. 금세기 최대 비즈니스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기업들은 ESG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블랙록과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화석연료 부문에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과의 인연을 끊겠다는 것이다. 국가와 시정부, 기업과 개인 모두가 친환경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습관을 바꾸넌 것만으로도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개인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연구 보고서가 동시에 두 곳에서 발표됐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하나는 런던 소재 철도운영회사인 노스이스턴철도(LNER)의 정책 지원을 위해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에너지연구소에서 수행한 연구이며 또 하나는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다.

LNER이 의뢰해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행락이나 관광을 위한 여행에서 사람 또는 가정이 한 번만이라도 승용차 이동을 철도로 전환하면 교통 부문에서 생기는 탄소배출을 총 28.4%나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관광이나 행락 목적으로 여행하는 교통 부문의 총 탄소 배출량을 16.6% 줄일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지난주 발표된 UCL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에서 배출하는 탄소는 철도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의 3배에 달한다. 물론 이는 화석연료 엔진을 기준으로 측정한 것으로 인기리에 보급되고 있는 전기차의 경우 탄소 발생은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면 승용차와의 차이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보고서는 그 때문에 “개인들이 노력한 작은 변화들이 집단으로 뭉쳐 큰 세력이 되고 힘을 발휘하면 탄소중립을 위한 운동이 지구를 살기 좋은 환경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UCL 지속가능자원연구소의 폴 이킨스 교수는 “빙산이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등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다. 너무 큰 범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거대한 문제가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작은 일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일상생활 속에서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는 “사람들이 작은 변화를 일상에서 실천하면 큰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교통 시스템이며, 사람들이 승용차에서 자전거와 같은 마이크로모빌리티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행락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1년 중 한 번이라도 철도로 전환하면 연간 100만 톤 이상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행락 여행 부문의 탄소 배출량의 16.6%에 해당한다. 이는 또한 2019년 영국 교통운송 전체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 총량의 1%에 달하는 수치다.

LNER 공식 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탄소발생 계산기에 따르면 요크에서 런던까지 약 278km 구간에서 발생하는 기차의 이산화탄소 편도 배출량은 12.34kgCO2e다. 반면 자동차로 운전할 경우 탄소 발생은 41.36kgCO2e로 증가한다.

WHO 보고서에서도 도시 거주민 5명 중 1명이 하루 1회 이동을 자동차에서 자전거나 스쿠터 등 마이크로모빌리티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유럽 교통운송 부문 전체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8% 줄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 보고서는 에든버러 네피아대학교 수송위생학 애드리언 데이비스 교수 등이 집필한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도시민 20%가 일주일에 한 번 자동차를 자전거 등 마이크로모빌리티로 전환하는 것만으로 런던에서 뉴욕까지 비행하는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만큼을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또한 마이크로모빌리티가 대도시에서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파리를 비롯한 여러 도시가 진행하고 있는 ‘15분 스마트시티’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15분 이동 거리 내에 내 일터와 가정, 생활 및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시설, 병원이나 학교 등 인프라가 모두 갖춰지도록 도시를 재구성하는 것이야말로 도시를 살리고 친환경을 실현하는 첩경이라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마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