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으로 글로벌 식량위기감 고조따라 관심 증폭
작년 CES에서 세계 최초 완전자율 트랙터 첫 선 보여

'농업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의 세계 최대 농기계 제조업체인 디어앤컴퍼니(D&C)가 내년 1월5일부터 8일까지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리는 CES 2023에서 기조연설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29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농기계 업체 ‘디어 앤 컴퍼니’(Deere & Company)의 농기계 브랜드 ‘존 디어’(John Deere)가 테슬라를 연상시키는 ‘농슬라’로 불리며 큰 관심을 끌게 된 것은 글로벌 식량문제가 그만큼 심각한 상황에 처한 영향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축의 전염병 위험과 육가공 농장 가동 문제로 육류가격이 크게 올랐다. 농작물 생산을 담당하던 이민 노동자의 귀국으로 채소값도 올랐다. 기후 변화로 농작물 생산 시기가 예측할 수 없이 빨라지거나 느려지고, 가뭄이나 홍수로 농사를 망치는 일도 빈번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도 옛말이 됐다. 이제 음식의 영향력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 음식 자체를 먹느냐 못 먹느냐 하는 ‘식량 위기’가 전세계적으로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올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사료, 비료 공급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의 상하이 봉쇄까지 포함한 빈번한 국제 문제는 공산품뿐 아니라 곡물의 가격도 상승시켰다. 식량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부터 혁신해야 한다. 적은 토지나 물,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랄 수 있는 스마트 농업 기술이 필요하다. 생산된 농작물이 남아서 버려지거나 낭비되지 않게 할 보관 및 유통 기술도 요구된다
UN의 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22년 7월 140.9포인트를 기록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의 5개 품목 가격을 종합한 지표다. 이른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agriculture와 inflation의 합성어로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말함)의 판정 기준이다. 지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3월의 159.7포인트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식량 가격이 안정적이었던 2010년대 후반엔 90포인트 전후에 불과했다.
디어 앤 컴퍼니는 식량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디어 앤 컴퍼니는 지난 180년 동안 농업 생산성 향상에 집중한 기술 기업이다. 1836년 디어 앤 컴퍼니의 창업주 존 디어가 날 끝이 둥근 쟁기를 만들어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단위 시간당 노동량 대비 생산량이다. 미국 중부 지방의 토질은 진흙이다. 쟁기 끝에 끈적하게 달라붙는다. 영국의 모래흙과는 완전 다르다. 당시 미국 농부들은 미국 땅엔 전혀 다른 쟁기가 필요하다는 걸 몰랐다. 존 디어가 만든 둥근 쟁기는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디어앤컴퍼니가 지난해 CES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트랙터는 농업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같은 뜨거운 관심이 이번 CES에 그를 기조연설 연사로 불러냈다.
이제까지 농사는 해 뜰 때 나가서 해지면 돌아오는 반복 노동이었다. 하지만 존 디어 트랙터만 있으면 중간중간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만 해주면 된다. 시장 예측 기업인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 트랙터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까지 239억 8천만 달러(한화 환산시 33조57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디어 앤 컴퍼니의 글로벌 농기계 시장점유율은 32%에 달한다.
존 디어 자율주행 트랙터에선 6쌍의 카메라가 인간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한다. 엔비디아의 GPU 프로세서가 카메라로 인식한 사물을 0.1초(100밀리세컨드) 안에 인식한다. 주변 환경을 사람의 눈처럼 정말 보고 판단한다는 점에서 테슬라 비전과 기본적으로 원리가 같다. 존 디어가 농슬라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유다. 게다가 자율주행은 테슬라보다 농슬라가 유리하다. 테슬라 자동차는 교통 신호와 도로 표지판까지 봐야한다. 존 디어 트랙터는 하늘과 땅과 농작물만 구분하면 된다. 테슬라는 교통 법규도 준수해야 한다. 인간의 규칙을 따라야만 하는 것이다. 농슬라는 24절기만 지키면 된다.
존 디어의 CES 2023 주인공 데뷔는 실리콘 밸리를 포함한 테크 산업을 바라보는 월스트리트의 변화된 시선을 반영하고 있다. 디어 앤 컴퍼니가 지난 8월19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7월 31일 마감된 분기에서 총 매출 130억 달러에 순이익 18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자사 트랙터에 대한 수요가 높아 현재 재고가 없는 상태로 내년도까지 미리 예약된 물량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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