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 주가 1세대 전기 농업 장비를 현장에서 테스트하는 ‘시민 과학 프로그램’을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CNBC 등 여러 외신이 보도했다. 오리건 주의 농장에 전기 트렉터를 공급하고 전기 농기구를 농업에 처음 투입하게 된 것.
전기 농기구는 농부들에게는 익숙한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디젤 트랙터와 달리 조용하게 작동한다. 프로그램에 투입된 전기 트랙터는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솔렉트랙(Solectrac)이 개발했다.
전기 자동차는 최근 수년 사이 빠른 생산과 마케팅 덕분에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는 인프라도 갖추었다. 그러나 미국에서만도 38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산업인 농업 장비 제조업은 전기차와 달리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 전기 농장비도 비로소 선보이기 시작했다.
솔렉트랙과 함께 전 테슬라 공급망(supply-chain) 책임자와 공동으로 캘리포니아에서 설립한 스타트업 모나크(Monarch)도 포도원, 베리농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전기 트랙터를 출시하고 있다. 모나크의 경우 배터리 수명이 길고 탄소 발생이 적으며,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는 농장비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농부들이 유명 브랜드, 예컨대 농장비의 대명사 존 디어(John Deere)를 신뢰하고 이 장비에 대해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나아가 존 디어의 모든 장비가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전기 동력 농장비에 대해서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다. 농장주들 사이에는 적어도 중장비에 속하는 농기구에 관한 한 그린테크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하다. 농부들이 오염이 심한 트랙터, 굴착기, 콤바인 수확기와 같은 거대한 디젤 장비를 교체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의 교육과 홍보가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농장비의 전기화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는 약 500만 대의 트랙터가 현장에서 가동되고 있고, 거의 모든 트랙터가 화석연료로 움직인다. 농장지대에서는 한 농장이 10대 이상의 트랙터를 운영하기도 한다. 모두 휘발유 또는 디젤로 가동한다. 치솟는 유가로 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와의 경계 바로 북쪽에 있는 오리건주 멀린 근처에서 곡물과 건초를 생산하는 1000에이커에 달하는 한 농장은 12대의 트랙터, 콤바인 수확기 2대, 그 외 잡다한 사륜차를 운전하고 있다. 하루에 사용하는 화석연료가 700갤런이나 된다. 올해 연료 가격이 급등하자 이 농장은 매일 연료 구입에 2000~3000달러를 쓰고 있다고 한다.
환경적인 피해도 막대하다.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2019년 농업에서의 연료 연소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4000만 톤에 달하며, 이는 미국 전체 탄소 배출량의 약 0.6%에 해당했다. 농업은 미국 전체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오리건 주립대학교 박사과정을 졸업한 카일 프록터는 최근 30마력의 솔렉트렉 트랙터와 비슷한 크기의 존 디어 디젤 트렉터 사이의 비용과 기후 영향을 비교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결과는 당연히 전기 트랙터 옵션이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이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전기 트렉터가 초기 구입비는 비싸지만, 수명주기 동안 들어가는 비용은 존 디어나 솔렉트렉 트랙터 모두 약 4만 달러로 비슷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본사를 둔 청정에너지 컨설팅 회사 카데오 그룹도 유사하지만 더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소형 전기 트랙터로 바꾸면 연간 약 3000달러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두 연구 모두 전기 모빌리티 산업이 성숙함에 따라 전기 농장비 구매가와 운영비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