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주 동안의 북극 기후 변화로 인해 올겨울 미국 동부 지역에 지난해 텍사스의 한파와 같은 극한의 추위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980년대 이후 북극해의 얼음 면적은 급격히 감소했다. 반면 가을에 눈으로 덮인 시베리아의 육지 면적은 증가했다. 두 요인이 결합돼 북극 지역의 ‘극 소용돌이(폴라 보텍스)’를 덤벨(달리는 아령) 모양으로 뒤틀면서 지난 2월의 텍사스 추위와 같은 심각한 한파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연구 논문이 사이언스써스데이에 발표됐다. 내용은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 극심한 재난을 몰고 올 수 있다고 예측해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북극 해빙은 다시 한번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중기 예보에 따르면 이로 인해 시베리아는 상대적으로 춥고 눈이 많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저위도 지역에 새로운 겨울 극한 상황을 일으킬 수 있다.
극 소용돌이는 북극 중앙에 수직으로 형성돼 강하고 높은 고도에서 회전하는 바람 벨트다. 그 바깥쪽을 제트기류가 막아 북극에 갇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그런데 지구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약해져 극 소용돌이가 자주 흔들린다. 그렇게 되면 극 소용돌이의 내부 한기가 남하해 중위도 지방에 한파를 몰고 온다.
연구 결과, 최근 극 소용돌이 시스템이 자주 붕괴되고 있다고 한다.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바렌츠-카라 해의 해빙 부족과 시베리아 상공의 폭설이 결합해 북유럽과 우랄산맥 사이의 대기에 고기압의 파도를, 동아시아에는 저기압을 형성했다고 썼다.
지구 온난화에 의해 형성된 새로운 변형 패턴이 기압골의 파도를 강화한다. 상승하는 에너지가 상층 대기에 흡수되면 북극 상공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도 크지만, 때때로 그 에너지가 극 소용돌이에서 아래쪽으로 튀면 소용돌이가 왜곡돼 덤벨의 한쪽 끝은 시베리아로, 다른 쪽 끝은 미국 동부로 밀어낸다.
그 과정이 어떻게 겨울 한파를 몰고올 수 있는지는 지난 2월에 텍사스에서 나타났다. 매서운 북극 공기가 텍사스를 가로질러 남쪽 멕시코까지 휩쓸었을 때였다. 기록적으로 따뜻한 북극, 얇아진 북극 빙하 및 깊은 시베리아 눈은 극 소용돌이 붕괴를 초래했고 저위도 지방에 전례없는 추위와 눈을 몰고 왔다. 이것이 이번 연구 결과 나타난 ‘전 세계가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겨울 날씨가 계속 발생한 요인’이었다. 지구 온난화가 재난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낸 것이다. 영화 ‘투모로우’에서 북미 대륙의 북부 절반 이상이 한파로 동결되는 상황을 설명해 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와 산불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국제산불저널의 편집자 수잔 코나드는 극 소용돌이의 변화가 다른 예상치 못한 기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을이나 겨울의 강수량 증가는 북반구의 여름 산불 시즌을 조기에 끝낼 가능성도 있다. 지역적으로 가을 이후 강설량이 증가하면 토양 수분 증가로 인해 봄철 산불 시즌 시작이 늦어지고 적설 기간이 끝나는 시기도 늦어질 수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우드웰 기후연구소의 제니퍼 프랜시스 연구원은 ”북극의 심각한 변화가 주요 농업 지역을 포함하여 북반구의 인구 밀도가 높고 개발된 중위도의 극한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증폭된 북극 온난화가 북태평양의 해양 열파를 강화하고 영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캘리포니아의 가뭄과 관련이 크다.
이 연구는 가을과 겨울철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극 소용돌이는 겨울에 강하고 여름철에 가장 약해지기 때문이다.
북극해 해빙 보호막이 급격히 줄어들면 물은 얼음보다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하고, 가을에 에너지와 수분을 대기로 다시 방출해 시베리아에 많은 눈을 내리는 연료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면서 대기 에너지의 수직 파동이 북반구 주위로 이동하는 방식이 바뀌고, 극 소용돌이는 미국 동부에 겨울 한파를 가져오는 선형으로 길게 늘어나게 됐다.
프랜시스는 지난 겨울의 텍사스 한파가 무작위적이고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 현상은 다시 일어날 것이고 앞으로 더욱 자주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북극은 지구 전체에 비해 3배나 더 빨리 따뜻해지고 있기 때문에 기후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않으면 재앙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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