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로 오랜 기간 고통받아온 아프리카는 선진 각국에서도 인종 차별의 서러움을 받아왔던 고난의 대륙이다. 인류 번영의 공동체로서 부흥을 꾀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장벽은 너무나 높다. 오랜 기간 관례처럼 사용된 어구인 ‘아프리카의 눈물’은 어두웠던 아프라카의 역사를 그대로 웅변한다.
지구 온난화와 배출가스의 온상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적어도 탄소제로라는 대 명제에 관한 한 아프라카의 눈물은 앞으로도 당분간 마르지 않을 것 같다.
얼마 전 과학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보고서가 게재됐다. 골자는 아프리카에서의 재생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발전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대부분은 재생 가능 에너지 자원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30년 시점에 석탄이나 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의 최대 약 3분의 2를 차지하리라는 것이다. 수력 이외의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연구팀은 옥스퍼드대학 스미스 기업환경대학원의 갈리나 아로바 교수 인솔 아래 필립 토터 등 이 대학원의 연구원들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2500여 개의 발전소를 분석했다. 결과는 비관적이었다. 아프리카의 발전 용량은 2030년까지 236GW(기가와트)에서 472GW로 증가하지만 이 중 재생에너지로 발전되는 전력은 9.6%에 불과했다. 반면 화석연료를 사용한 발전은 전체 발전용량의 62%를 차지했다.
CNN은 지난해 보도에서 유럽이 2030년까지 적어도 32%의 전력을 재생 가능 에너지로 발전한다는 목표이며 이 목표는 현실적으로 달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상반기 EU에서 발전된 전력 중 재생에너지에 의한 발전은 전체의 40%를 차지했고 화석연료는 34%였다. 이미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도 대로라면 2050년 탄소제로 목표 달성도 청신호로 보인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아프리카는 재생 가능 에너지 프로젝트 계획이 빈약해 탈탄소화의 발걸음이 느릴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변화의 세계적인 대응으로 선진국에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여도 아프리카에서는 증가할 것이며 이것이 전 세계적인 목표 달성의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았다.
아로바 교수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화석연료 발전으로 계획된 상당수 프로젝트를 친환경 발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으면 마이너스 생산성으로 돌아오고 경제적 부담만 가중된다는 논리다. 포브스에서의 아로바 교수의 지적은 맞는 말이다.
전 세계가 탄소 배출에 대한 책임을 발생자에게 귀속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 기준을 초과하는 탄소에 대해 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키는 현재의 제도가 더 강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프리카 각국은 화석연료 발전으로 인해 오히려 돈을 토해내야 한다. 화석연료 발전이 탄소배출 부담금을 가중시켜 오히려 비경제적 인프라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현재 계획된 화석연료 발전소 건설을 대규모로 중단하고 기존 발전소는 조기에 가동을 종료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현재도 수출 물량의 상당량을 천연자원이 차지한다. 기후적으로는 태양열을 이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 있다. 사하라를 비롯한 여러 지역이 대상이 된다. 이를 이용하면 아프리카는 적어도 전력 발전 면에서는 친환경 수단으로 자립을 달성할 수 있다. 전력 생산 비용도 상대적으로 싸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미래지향적인 대책이 없으면 아프리카는 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