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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멈추면 공장도 멈춘다…두산로보틱스가 ‘작업 완결성’에 주목한 까닭

김현수 상무, 판단·실행·오류 개선하는 ‘에이전틱 OS’ 개발 소개 원전 용접부터 산업용 휴머노이드까지…현장에선 ‘스캔앤고’ 선봬

산업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10. 07. 13:53
두산로보틱스의 지능형 로봇 '스캔앤고'. 사진=박재형 기자
두산로보틱스의 지능형 로봇 '스캔앤고'. 사진=박재형 기자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두산로보틱스가 피지컬 AI의 핵심 과제로 ‘작업 완결성’을 제시했다. 이는 현장의 변수를 판단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의 결과물까지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작업자가 일일이 로봇의 동작을 재설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로봇 운영체제부터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김현수 두산로보틱스 상무(CSO)는 7일 AI 페스타 퓨처테크 콘퍼런스에서 ‘현장에서 묻고, 기술로 답하다: 두산로보틱스 Physical AI’를 주제로 이 같은 전략을 소개했다.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나”…로봇 구매 기준이 달라진다

김 상무가 발표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숙련공의 손에 의존하는 산업 현장이었다. 가령 풍력발전 블레이드의 표면을 눈으로 살피며 연마하는 작업, 높은 품질을 요구하는 용접, 크기와 형태가 다른 상자를 쌓는 포장 공정 등이다. 사람이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일이지만, 로봇에는 주변을 인식하고 힘과 동작을 조절하는 판단이 함께 요구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고객들은 로봇 도입 시 작업 가능 여부와 사용 편의성, 투자 대비 효과를 따져왔다. 피지컬 AI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요구도 구체화하고 있다. 특정 동작을 할 수 있는지를 넘어 자신들이 원하는 최종 결과물을 안정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묻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장의 변수가 추가 비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작업물의 형태가 달라지거나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로봇이 멈추고, 엔지니어가 동작을 다시 가르치거나 코드를 수정해야 한다. 생산성을 높이려고 도입한 로봇 때문에 라인을 멈추고 재설정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김 상무는 AI 모델을 로봇에 탑재하는 것만으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로봇에는 이미지·텍스트뿐 아니라 관절이 어떻게 움직였고 어떤 힘을 가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에 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시뮬레이션과 실제 현장 사이의 차이도 남아 있어, 현장에서 얻은 동작·센서·작업 결과 데이터를 축적하고 다시 학습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지시부터 오류 개선까지…운영체제를 바꾸는 이유

김현수 두산로보틱스 상무. 사진=박재형 기자
김현수 두산로보틱스 상무. 사진=박재형 기자

두산로보틱스가 개발하는 ‘에이전틱 OS’는 작업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을 줄이기 위한 로봇 운영체제다. 작업자가 자연어로 목표를 전달하면 로봇이 판단하고 실행하며, 오류가 발생했을 때도 피드백을 거쳐 스스로 개선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김 상무는 로봇팔의 각도나 속도를 하나씩 지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작업자가 원하는 일을 말하면 수행하는 수준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 사양을 높이는 것과 함께, 현장 작업자가 로봇을 운용하기 위해 별도의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 하는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글로벌 AI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다만 비밀유지계약을 이유로 기업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능형 샌딩 솔루션 ‘스캔앤고’에 대해서는 에이전틱 OS 개발을 추진하면서 상용화가 몇 개월 뒤로 미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난도 작업으로의 확장도 추진한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도전하는 원전 기자재 용접이 대표적이다. 용접층을 쌓을 때마다 형상이 달라지고, 긴 용접 구간에서는 열변형으로 위치가 어긋난다. 토치나 구조물에 가려 카메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도 생긴다. 한두 차례 스캔해 정해놓은 경로대로 움직이는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조건들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인식·동작 기술과 열변형을 예측하는 디지털 트윈 등을 결합해 원자력 품질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의 용접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숙련 용접사의 은퇴에 따른 인력 공백에 대응하려면 반복 동작뿐 아니라 현장에서 이뤄지는 판단까지 구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기술은 산업용 휴머노이드로 이어진다. 김 상무는 샌딩·용접·포장 등 복합 공정을 수행하는 로봇을 빠르면 2028년 소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족보행 형태는 아닐 것으로 내다보며 “인간의 형태보다는 작업의 지능, 작업의 완결성에 포커스를 맞춰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스에서 만난 ‘스캔앤고’…표면 읽고 힘 조절하는 로봇팔

강연에서 제시한 방향은 행사장 내 두산로보틱스 부스에서 구체적인 형태로 만날 수 있었다. 부스에 전시된 ‘스캔앤고’는 자율이동로봇(AMR)에 로봇팔을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동하는 플랫폼과 작업을 수행하는 팔을 한데 묶어 대형 구조물의 표면 가공에 대응하도록 했다.

이 로봇이 맡으려는 일은 사람이 구조물을 따라 움직이며 눈으로 표면을 살피고 손의 감각으로 연마 강도를 조절하던 작업이다. 터빈 블레이드와 항공기 동체, 건물 외벽처럼 크고 복잡한 구조물이 대상이다. 물리정보 기반 AI와 3D 비전 기술로 표면을 스캔해 최적의 작업 경로를 만든 뒤 검사·샌딩·그라인딩 등을 수행한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능형 로봇 '스캔앤고'. 사진=박재형 기자
두산로보틱스의 지능형 로봇 '스캔앤고'. 사진=박재형 기자

로봇팔의 6개 축에는 토크센서가 달려 있다. 작업 표면의 상태에 맞춰 힘을 실시간으로 조절하기 위한 장치다. 사람이 손끝으로 느끼며 조절하던 힘을 센서와 제어 기술로 구현하는 셈이다. 작업 정밀도는 0.1㎜ 수준이다.

작업 준비 방식도 기존 자동화의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플러그앤드플레이 방식으로 운영돼 별도 설계도면을 제작할 필요가 없고, 작업을 위한 코딩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현재 자동차·항공기·신재생에너지 기업들과 개념검증(PoC)을 수행하며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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