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메모리 시장 바닥 찍었나?…4분기 실적 개선 기대
업계 일부, "내년 2분기부터나 메모리 시장 개선될 것"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도 삼성전자 반도체는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다.

31일 삼성전자 실적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력 사업체인 반도체(DS) 부문에서 3조7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한데 이어 3분기 연속 적자다. 

부진은 지난해 4분기부터였다. 당시 DS 부문은 27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분기 영업이익 5조1200억원과 비교하면 95%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 DS 부문이 1년간 부진한 가장 큰 이유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부진을 꼽고 있다. 3분기 실적에서 전체 DS 부문의 매출은 16조4400억원이었으며 이 중 메모리 사업은 약 64%인 10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DS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으나, 메모리는 31% 줄었다. 메모리 사업이 하락하면서 DS 부문 전체 매출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칩 메이커들의 오판으로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로 업황 둔화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재택근무 도입과 경기 부양 정책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재고를 급격히 늘렸다. 하지만 고물가로 인한 고강도 긴축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소비자들의 구매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메모리 수요도 함께 급감했다. 

◆ 메모리 시장 바닥 찍었나?…4분기 실적 개선 기대

이와 함께 삼성전자 DS부문의 실적도 크게 감소했다. 다만 최근 들어서 메모리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들과 함께 다시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앞서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바닥을 확인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4분기부터 감산 효과 가시화에 따른 재고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사에 4분기 D램, 낸드에 대해 10% 이상의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격 인상 수용 분위기에 4분기 D램과 낸드 평균판매단가(ASP)는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메모리 시장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발표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발표

삼성전자는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일부 판가 상승으로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업황 저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고객사의 구매 문의가 다수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4분기에는 고객사 재고 수준이 대체적으로 정상화된 가운데 메모리 시장 회복 추세가 가속화되고 전분기 대비 가격 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고수익 제품인 차량용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생성형 AI 수요 증가에 맞추어 HBM3 양산 판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사이클에 따라서 흥행과 부진이 반복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수요회복 ▲공급업체의 투자 확대 ▲공장 가동률 증가 ▲경쟁 격화 ▲수요둔화 ▲가동률 감소 ▲경쟁완화에서 다시 ▲수요회복의 사이클로 돌아간다.

이런 사이클은 보통 4~6년의 주기로 돌아가며 지금 수요 둔화라는 결과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가동률 감소로 재고량을 줄인 상황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다시 경쟁완화와 수요회복의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내년 2분기부터나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될 것"

다만 업계 일부 전문가들은 생각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더 늦게 찾아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기존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이유다.

앞서 시장조사기관 IDC 김수겸 부사장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대해 "수요가 증가해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공급사에서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의지가 강해 발생한 현상"이라며 "특히 공급사들은 낸드 가격 하락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부사장은 "과거에는 공급 측면에서 제조사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었지만 하반기에 수요가 생각보다 나빠졌다"며 "이 때문에 아무리 공급을 컨트롤하려 해도 문제가 생겨 감산을 하더라도 그렇게 큰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사장은 이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은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때부터 서버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하며 메모리 가격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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