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낸드 플래시 메모리 내년 중반 2배 수준까지 오를 예정
삼성, 3분기 반도체 3.7조원 적자…"낸드 업황 내년까지 힘들 것"

삼성전자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삼성전자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삼성전자의 효자 종목에서 1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의 단가를 매분기 20% 인상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낸드 플래시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내에서도 가장 업황이 안 좋은 영역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년간 가격이 급락했음에도 수요가 크게 증가하지 못하는 와중에 공급이 늘며 재고가 계속 쌓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낸드 플래시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에는 수요가 다시 늘어나며 그동안 쌓인 재고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 시그널로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논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영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삼성, 낸드 가격 매분기 20% 인상할 것…내년 중반 2배 수준까지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단가를 매분기 20%씩 인상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최근 낸드 플래시 단가를 10% 이상 올린 바 있다. 

앞서 지난 1일 반도체 전문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모바일용 낸드플래시의 올 4분기 고정거래 가격은 10~15% 상승할 것으로 전망다. 기존 전망치 8~13%보다 더 커진 상승폭이다.

이어 3일 해외 기술 전문 미디어인 테크파워업은 "SSD 구입을 미뤄 왔다면 연말 이전에 구입하는 것을 고려하라"며 "2024년 중반까지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제품 가격을 분기당 20% 인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테크파워업의 보도대로라면 이미 10% 이상한 낸드 플래시 가격이 앞으로 20%씩 최대 3번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전분기 대비 두 배 가격으로 회복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김재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업황 저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고객사 문의가 다수 접수됐다"며 "생산 하향 조정을 지속하는 중이며 재고 수준은 D램과 낸드 모두 5월 피크 아웃(정점)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전망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전망

◆삼성, 3분기 반도체 3.7조원 적자…"낸드 업황 내년까지 힘들 것"

3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DS) 부문에서만 3조7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한데 이어 3분기 연속 적자다.

부진은 지난해 4분기부터였다. 당시 DS 부문은 27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분기 영업이익 5조1200억원과 비교하면 95%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칩 메이커들의 오판으로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로 업황 둔화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재택근무 도입과 경기 부양 정책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재고를 급격히 늘렸다. 하지만 고물가로 인한 고강도 긴축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소비자들의 구매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메모리 수요도 함께 급감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낸드 플래시 가격을 올리고 관련 기업들이 감산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빠르게 업황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공급업체가 4분기에 공격적으로 가격 인상을 하는 반면, 내년 상반기 수요 전망은 보수적이고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 제조 업체인 SK하이닉스도 낸드 플래시 시장이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D램은 계속되는 DDR5와 HBM에 대한 수요 강세로 서버향 제품 판매가 크게 증가하며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약 20% 수준 증가했다"며 "낸드는 전 분기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던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한 자릿 수 중반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도 "D램은 턴어라운드(반등)하고 있는데, 낸드플래시는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낸드 플래시 감산 중단과 흑자 예상 전환 시점에 대해 "내년 하반기 쯤"이라고 말했다.

저장장치로 사용되는 낸드 플래시는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도 회복세가 가장 느린 제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나 D램(DRAM)보다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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