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모의 자율주행차 운행 모습. 사진=웨이모
웨이모의 자율주행차 운행 모습. 사진=웨이모

윌 스미스가 주연을 맡아 2004년 개봉한 아이로봇 영화에서 로봇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오히려 사람보다 현명한 지능을 보여 준다. 로봇이 운전하는 자동차는 영화에서 오래 전부터 등장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선보인 기술들은 늦어도 10년이 지나기 전에 실제 세상에서 상용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자율주행차(AV)의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도 컴퓨팅 기술의 눈부신 발달이었다. 컴퓨팅 기술이 인공지능(AI)와 로봇공학 등 첨단의 길을 찾으면서, 인간 운전사를 대신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났다. 인간 운전자보다는 안전하며, 복지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리고 발명에 대한 인간의 욕구가 분출해 AV 개발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소유한 자율주행 개발사 웨이모는 수년 전부터 "자율주행 기술은 도로 안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교통사고로 인해 잃는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역설해 왔다. 그리고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은 자동화가 인간에게 선사하는 가장 큰 이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십 수 년이 지난 지금도 AV는 여전히 실험 단계다. 물론 상용화에 다가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대했던 바에 비하면 결과는 다른 기술에 비해 늦다. 미국의 피닉스나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등 도시별로 로보택시가 상용화됐고 한국에서도 일부 테스트가 이루어지지만 범용으로 정착하려면 앞으로도 수 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V의 상용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인식된다.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온 스마트시티로서는 중요한 발전의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 개월 전 발표한 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2021년 교통사고 사망자가 4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그 중 보행자 사망은 13% 급증했고, 자전거와의 충돌로 인한 사망은 5% 증가했다.

그러나 AV가 인간 운전자보다 안전하려면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보다 기계가 더 빨리 대처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2019년 발표됐던 MIT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도로 위험을 보고 반응하는 데는 최대 0.6초가 필요하다. 젊은 운전자들이 나이 많은 운전자들보다 두 배나 빨리 위험을 감지했다. 최근의 테스트에서 AV는 전반적으로 사람보다 반응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돌발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는 AV 사망 사고가 종종 일어나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웨이모가 지난해 애리조나주 챈들러에서 시뮬레이션한 결과 웨이모 AV는 36건의 충돌 상황에서 32건을 피해 갔다. 거의 90%의 성공률을 보였다.

AV는 장착된 카메라와 레이더 또는 라이더 센서로부터 엄청난 양의 정보를 생성한다. 정보를 수집해 최종 조치를 취하기 까지 초고속으로 처리하고 분석해야 한다. 컴퓨터 기술이 발전했지만, 슈퍼컴퓨터 급에서 처리할 정보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병목 현상이 발생한다. 게다가 실시간 처리가 요망된다. AV가 현재 직면한 해결 과제다. 그렇다고 AV에 값비싼 슈퍼컴퓨터를 장착할 수는 없다. 구매력이 확 떨어진다.

AV 업계는 AI와 신경망 컴퓨팅을 수행하는 SoC(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크루즈는 AV 전용 반도체 칩을 자체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이런 반도체는 모든 센서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동시에 대응책까지 결정하고 즉시 차량을 제어한다. 개발과 설계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솔루션임은 분명하다. AV 상용화가 늦어지는 것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내에 AV 업계가 첨단 AI 칩과 차량 간 통신의 통합 시스템을 개발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5G 인프라는 어느 정도 해결된 상태다. 최근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전문지 쿼츠와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이 안전성을 달성할 수 있다면 이는 인간 운전자보다 더 착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렇게 되면 스마트시티는 안전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AV의 안전성이 증명되고 거리를 달리게 되면 스마트시티는 한 단계 이상 재도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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