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크루즈
사진=크루즈

자율주행차(AV)가 실제 도로 교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충분히 측정되거나 검증되지 않았다. 실증 테스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런데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소식들이 들린다. 업계는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웹진과 팟캐스트 네트워크인 슬레이트닷컴에 따르면 AV의 상용화 첫 사례인 로보택시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온갖 교통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슬레이트닷컴과 타 매체에 소개된 다양한 AV 사로 사례를 찾아보면 AV에 대한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난 9월 30일 밤 제너럴모터스(GM)의 자회사 크루즈(Cruise)의 AV가 노면전차 선로에 멈춰선 채 꼼짝도 하지 않아 N라인 전차가 칼 스트리트와 콜 스트리트 교차로에 멈춰 섰다. 시 교통국에 따르면 이날 N라인 전차를 탄 승객 140명은 크루즈 직원이 도착해 차량을 옮기기 전까지 7분간 제자리에 갇혀 있었다. 크루즈는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사고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샌프란시스코 거리를 돌아다니는 AV들이 도시의 교통망을 교란시킨 많은 사건 중 하나에 불과했다고 한다. 지난 4월에는 소방차 전용 이동로를 크루즈 차량이 가로막아, 3건의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차의 화재 현장 도착이 지연되기도 했다. 지난 가을에는 구글 웨이모의 수십 대의 AV들이 막다른 골목으로 운전하다가 방향을 틀었고, 이는 인근 주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안겨주었다.

캘리포니아주가 첫 AV 허가를 내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로보택시는 이미 샌프란시스코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 4월에는 시 경찰이 정차한 크루즈 차량 내부를 살피려던 찰나 곧바로 도주했다. 구경꾼들은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며 당황했다고 한다. 지난 6월에는 적어도 12대의 크루즈 차량들이 도로를 가로막았다. 이는 운전자 커뮤니티 레딧에서도 화제가 됐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5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보도를 주행한 AV를 포함해 크루즈와 관련된 28건이 911에 신고됐다.

AV가 기술적으로나 도로교통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기대를 넘어, 로보택시의 도입이 도시 교통망을 정확히 어떻게 개선하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분명한 것은 공공 도로의 교통흐름 중단, 혼잡 증가 및 환승 이용 감소 등 AV가 가져올 위험은 매우 현실적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인근의 기술 혁신의 메카 실리콘 밸리가 소재했다는 지리적인 특성 때문에 AV 테스트 및 배치를 위한 최고의 도시가 되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올해 첫 AV 배치 허가를 내주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이제 로스앤젤레스, 라스베가스, 피닉스, 오스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태를 미리 알 수 있는 벤치마킹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안전성’ 측면에서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샌프란시스코의 경험을 바탕으로, AV 서비스를 도입하는 시의 주민들과 공무원들은 이상한 주행, 파괴적이고 위험한 사고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 강력한 보호 조치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는 주장이다.

아직은 개인이 직접 AV를 구매할 수 없다. 기업들이 AV 기술을 개발하고 승차공유 등의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 경쟁을 진행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타 도시보다 앞서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도입했다. 크루즈와 웨이모는 주문형으로 로보택시를 불러 탑승할 수 있다. 웨이모는 안전 운전사를 이용하여 승객들을 운송하고,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운전자가 바로 개입할 수 있다. 그러나 크루즈는 그렇지 않다.

충분한 안전성 검증이 이루어지기 전가지는 로보택시 운행에 원격 제어 등 보조 기능이 필요하다는 관계자들의 주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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