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반도체 기판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글로벌MLCC&기판' ETF 출시를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이달 중순 상장을 목표로 'KIWOOM 글로벌MLCC&AI기판TOP4+'를 준비하는 가운데 국내 ETF 순자산 2위 운용사도 같은 테마에 뛰어드는 것이다. 미래에셋그룹의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는 지난달 뉴욕 시장에 MLCC ETF를 먼저 올렸다. 그룹이 한국과 미국 양쪽에 같은 테마 상품을 두는 구도가 된다.
키움·미래 MLCC ETF 준비…추가 경쟁 ETF 출시 가능성
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글로벌 MLCC 제조사와 기판 업체를 묶은 ETF를 TIGER 브랜드로 내놓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역시 동일한 테마의 ETF를 준비하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이달 중순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삼성전기와 일본 무라타제작소를 각각 25% 안팎 담고 다이요유덴, LG이노텍, 이수페타시스, 대덕전자, 심텍 등 MLCC·기판 기업을 더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운용은 이미 이 테마를 공개적으로 짚었다. 정의현 ETF운용본부장은 지난 8월 26일 온라인 세미나에서 반도체 랠리가 메모리에서 MLCC, 기판, 전공정 장비 등 소재·부품·장비로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시 소개한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은 8월 19일 기준 삼성전기 23.96%, LG이노텍 17.03%, 이수페타시스 16.75%, 대덕전자 10.45%를 담아 기판·MLCC 관련 비중이 71.41%였다. 다만 국내 주식형이어서 무라타, TDK 같은 해외 기업은 담지 못한다. 새 상품은 이 공백을 메우는 성격이다.
자산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MLCC가 새로운 투자 테마로 떠올랐다"며 "다른 자산운용사가 동일한 테마의 ETF를 출시할 가능성은 높다"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의 미국 유닛 글로벌X, 9월에 미국 MLCC ETF 상장
미래에셋그룹이 2018년 인수한 글로벌X는 지난달 11일 Cboe BZX 거래소에 'Global X MLCC & Electronic Components ETF'(티커 MLCC)를 상장했다. 운용역이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형이고 총보수는 0.75%다.
11월 30일 기준 편입 종목은 15개다. 무라타 21.13%, 삼성전기 20.43%, 대만 야교 14.33%, TDK 14.27%, 다이요유덴 7.26% 순으로 상위 5개가 77.42%를 차지한다. 국가별로는 일본 48.79%, 대만 27.73%, 한국 23.48%다. 국내 기업은 삼성전기와 삼화콘덴서(3.05%) 두 곳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회로에 일정하게 흘려보내고 신호 잡음을 걸러내는 부품이다.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인공지능(AI) 서버는 이 부품을 쓰는 양이 다르다. 전력 소비가 일반 서버의 5~10배에 이르고 전류 변동이 급격해서다. 업계에서는 일반 서버에 2200개가량 들어가는 MLCC가 AI 서버에는 2만8000개 안팎 탑재되는 것으로 본다. 약 13배다. 고온을 견디는 고용량 제품이어야 해 단가도 높다.
공급은 소수 업체에 몰려 있다. 모건스탠리 자료에 따르면 일본·한국·대만 5개사가 세계 MLCC 산업의 약 85%를 차지한다. AI 서버용에서는 삼성전기가 40% 이상을 점유하며 무라타와 양강을 이룬다.
수급 지표는 공급 부족을 가리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6월 수주 대비 출하(BB) 비율은 삼성전기 1.31, 무라타 1.30, 다이요유덴 1.25다. 업계 평균은 1.04였다. 이 비율이 1을 넘으면 출하보다 주문이 많다는 뜻이다. 고용량 제품 납기는 8주에서 최대 20주로 늘었고 주요 업체 재고는 30일 아래로 내려갔다.
실적도 움직였다. 삼성전기의 2분기 연결 매출은 3조4572억원, 영업이익은 4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107% 늘었다. MLCC를 맡는 컴포넌트 부문 매출은 1조6494억원으로 29% 증가했다. 무라타는 4~6월 커패시터 매출이 2825억엔으로 30% 늘었고, 2026회계연도 서버용 MLCC 매출이 85~9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기가 올해 공시한 장기공급계약은 다섯 건, 약 3조6000억원이다.
증설은 더디다. 삼성전기 필리핀 공장 증설분과 무라타 이즈모 신공장은 2027년 이후에야 가동된다. 골드만삭스는 AI 서버용 MLCC 시장이 2025년 14억달러에서 2030년 58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5년간 약 4.1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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