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선택

집 안 기둥 없애고 볼트로 조립해 지진까지 버틴다…삼성물산, 신공법 인증 획득

국내 최초 PC 특수모멘트 건식 접합 기술인증 획득 볼트 조립으로 공기 단축하고 초고층 내진성능 확보

건설·부동산 |김종현 기자 | 입력 2026. 09. 28. 16:34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공장에서 미리 만든 콘크리트 기둥과 보를 현장에서 볼트로 간편하게 조립하면서도, 초고층 건물의 까다로운 지진 견딤 기준을 충족하는 건축 기술이 나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은 PC(Precast Concrete·사전제작 콘크리트) 라멘 구조의 기둥과 보를 연결해 높은 내진성능을 확보한 ‘PC 특수모멘트 보-기둥 건식 접합 공법’으로 한국콘크리트학회의 기술인증을 획득했다고 28일 밝혔다. 공식 인증 명칭은 ‘철근 기계적 이음과 브라켓 기능을 갖는 박스형 연결기구를 이용한 PC 특수모멘트 보-기둥 건식 접합 공법’이다.

이번 기술은 삼성물산이 추진 중인 미래 주거 모델 ‘넥스트 홈(Next Home)’의 핵심 공법이다. 넥스트 홈은 세대 내부의 기둥을 없앤 무주(無柱) 형태의 PC 라멘 구조를 채택해 입주민이 생활 방식에 맞춰 방이나 거실 등 주거 공간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아파트에 주로 쓰이는 벽식 구조가 콘크리트 벽체로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는 것과 달리, 라멘 구조는 수직 기둥과 수평 보가 건물의 하중을 받치는 방식이다. 집 안을 가로막는 내력벽이 없어 평면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지만, 벽 대신 기둥과 보가 건물을 지지하는 만큼 두 부재가 만나는 접합부의 구조 안전성과 내진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라멘 구조는 지진에 견디는 내진성능 수준에 따라 보통·중간·특수 모멘트 골조로 구분된다. 초고층 건축물의 보-기둥 접합부에는 중간모멘트 골조 이상의 성능이 요구되는데, 중간모멘트 골조는 층 높이의 2%, 가장 높은 등급인 특수모멘트 골조는 층 높이의 3.5%만큼 건물이 흔들려 변형이 발생해도 구조 안전성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기둥과 보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PC 건식 접합 방식은 시공 효율이 높지만 내진성능 확보가 쉽지 않았다.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직접 부어 접합부를 굳히는 습식 방식과 달리, 건식 접합은 볼트 등으로 부재를 바로 연결하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덜 받고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접합부 철근에 힘이 직접 전달되는 구조적 특성 탓에 시공 난도가 높고 지진 에너지를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삼성물산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내진성능을 갖춘 철골 브라켓과 볼트 체결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연결기구를 개발해 지난 2024년 중간모멘트 골조 기술인증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접합부 형상을 최적화하는 등 세부 구조를 개선하고 극한 성능 테스트를 거쳐 내진성능을 특수모멘트 골조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PC 건식 접합 방식으로 특수모멘트 골조에 대한 한국콘크리트학회 기술인증을 획득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번 인증을 통해 향후 PC 골조가 적용되는 초고층 건축물에서도 구조적 안전성과 균일한 시공 품질을 확보하는 동시에, 현장 작업을 줄여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변동규 주택기술혁신팀장은 "이번 인증은 PC 라멘 구조에 요구되는 높은 내진성능을 실용적인 건식 접합 기술로 구현하고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OSC(Off-Site Construction) 방식으로 건설사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차별화된 기술과 품질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된 OSC(탈현장 건설)란 주요 건축 부재를 외부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건설 현장으로 옮겨와 조립하는 방식을 뜻한다. 현장 날씨에 따른 공사 지연을 막고 건설 인력 부족 및 안전사고 문제를 완화할 수 있어 건설업계의 주요 대안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이번 기술인증을 바탕으로 향후 OSC 기반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

댓글 (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