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임상 2상 공시에 애프터마켓 하한가 추락..하루새 40% 급락
유효성 지표 확보 실패..증자 증권신고서 통과도 촉각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 중인 젬백스가 올빼미 공시에 하루새 40% 가까이 주가가 폭락했다. 젬백스가 현재 진행 중인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일정대로 진행될 지 관심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젬백스는 지난 7일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6.2% 급등한 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의 매도 지속에 4000선을 깨고 내려가는 등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서 돋보이는 주가 흐름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날 오후 8시 애프터마켓이 종료됐을 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9.96% 급락한 3만2850원으로 하한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애프터마켓 시세는 전 거래일 정규장 종가 기준으로 산출된다.
이같은 엄청난 변동성에 만일 이날 마감 종가에 매수한 투자자라면 39.7%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젬백스가 보유한 신약후보물질 'GV-1001'의 알츠하이머 치료 글로벌 2상 임상 결과 공시가 이같은 주가 흐름을 낳았다.
회사측은 지난달 24일 알츠하이머 글로벌 2상 임상시험 결과가 이달 초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및 유럽 7개국에서 진행한 알츠하이머병 2상 임상시험 최종 결과 보고서(Clinical Study Report, CSR)를 2주 이내에 수령한다는 스케줄이 제시됐다. 회사측은 긍정적 결과를 기대했다.
7일 오후 6시56분 임상 결과 공시가 게시됐다. 금요일 밤의 올빼미 공시였다. 올빼미 공시는 대부분 부정적 결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임상 2상 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부작용과 함께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한 단계다.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ADAS-cog11)에서는 위약군 대비 투여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2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삶의 질 설문지(QoL-AD)’에서는 위약군 대비 투약군의 점수 개선 폭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공시 전까지만 해도 강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그대로 곤두박질쳤다. 실질적 유효성 평가 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온 것이 직격탄을 날렸다.
GV-1001은 세상에 나온지 25년이 넘은 물질이다.
젬백스가 2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젬백스는 2008년 노르웨이 소재 신약개발회사인 젬백스AS(GemVax AS)를 인수하면서 GV1001을 확보했다.
젬백스AS는 당초 노르웨이 노르스크하이드로의 신약개발사업부로 있다가 신약 개발 사업 포기 방침에 따라 2001년 분사됐다. GV1001을 비롯한 여러 신약 후보 물질을 들고 나왔다.
젬백스에 인수되기 이전 GV1001과 관련 췌장암, 폐암, 간암, 흑색종 등 적응증과 관련하여 임상시험을 진행했던 바 있으나 상업화까지 가진 못했다.
젬백스는 GV1001이 임상디자인 수정, 병용 요법 실행, 후속 가설 수립, 타 적응증에 적용 등을 통해 향후 효과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인수한 뒤 현재까지 15년 가까이 상용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이번 2상 결과 보고 공시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이다.
젬백스는 지난 8월29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까지 2차례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증자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회사측은 2차 정정 요구에 지난달 27일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신고서 효력 발생일은 오는 11일이다. 10일까지 별도의 공시가 없다면 효력이 발생하고, 수정된 일정대로 증자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