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롱크스 아파트 실험에서 공기질 개선 '확인'

인덕션레인지. 사진=픽사베이
인덕션레인지. 사진=픽사베이

브롱크스의 한 아파트 단지가 가스레인지 제거 실험을 실시했다. 더시티 보도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에서 선별적으로 20개 가정을 대상으로 시범 프로젝트를 시행한 결과, 가스레인지를 전기 인덕션레인지로 교환한 가정의 공기는 가스레인지를 그대로 사용한 곳에 비해 대폭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범 프로젝트는 비영리 단체인 ‘WE ACT for Environmental Justice(환경정의 행동)’이 주도했으며 뉴욕시 주택국, 에너지효율협회, 컬럼비아대학교 메일맨 공중보건 스쿨 및 버클리 대기 모니터링과의 협력 아래 진행됐다. 시범 장소는 브롱크스 왓슨 애비뉴의 10개 아파트였으며 아파트 내 20가구를 선정, 가스레인지를 인덕션레인지로 전환해 공기 품질의 변화를 관찰했다.

프로젝트 진행 기간은 10개월이었으며, 이 기간 동안 누적된 조사 데이터를 근거로 가스레인지를 없앤 가정의 공기질과 가스레인지를 사용한 다른 가정과의 비교 분석이 이루어졌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기레인지를 사용한 가구에서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NO2)의 일일 농도가 평균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산화탄소(CO)의 일일 농도는 거의 43%나 낮아 차이가 큰 것으로 계산됐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가스레인지에 대한 연방정부의 규제 가능성에 대한 전국적인 논쟁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통적인 실내 가스레인지는 이산화탄소보다 단기적으로 지구 온도를 더 높인다는 메탄 가스를 태운다. 메탄은 강력한 지구온난화 온실가스로 지목된다. 기후 변화를 넘어, 더 큰 문제는 가스레인지는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의학적 연구도 가스레인지를 작동할 때 방출되는 오염물질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거나 증세를 악화시키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22년 12월의 한 연구는 가정에 가스레인지가 없다면 뉴욕의 소아 천식 환자의 18.8%가 예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 발표에 이어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가 전국적으로 가스레인지를 금지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위원회는 나중에 한 발 물러서서 약간의 규제만을 검토하고 있다고 수정했다.

브롱크스 프로젝트에서는 공기 모니터링 외에도 찐 브로콜리, 토마토소스가 들어간 스파게티, 초콜릿 칩 쿠키로 ‘표준화된’ 식사를 준비하면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측정했다. 그들은 6개의 가정에서 가스레인지와 인덕션레인지로 각각 세 번씩 식사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가스레인지를 사용하여 요리하는 동안, 이산화질소 농도가 인덕션레인지를 사용할 때보다 거의 세 배나 더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스레인지가 있는 부엌의 이산화질소 농도 측정치는 미국 환경보호청이 ‘민감한 집단에게는 건강에 좋지 않다’고 판단하는 수준 이상이었다

버클리 대기 모니터링의 기술 책임자인 마이클 존슨은 요리 동안 인덕션레인지 조리 가정의 대기오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는 가스로 요리하는 가정의 이산화질소 및 기타 오염물질의 수준이 종종 건강에 좋지 않은 정도로 증가한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레인지 외에 근처의 가스보일러와 자동차와 같은 다른 오염원들도 조사 대상 아파트의 오염물질 수준에 영향을 주었지만 이는 평균적으로 유사했기 때문에 비교 대상은 아니었다.

이런 조사 결과에 따라 브롱크스는 모든 아파트에 열펌프를 설치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전기로 전환했을 때 나타날 전기료 증가에 대한 우려는 있다. 인덕션레인지 사용에 따른 전기 요금은 한 달에 약 6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약간의 비용 증가로 깨끗한 공기와 가정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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