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9년 만에 1억 개 판매 기염
'별그대' 전지현 모델 발탁 '신의 한 수'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2014년 출시 이후 9년 만에 누적 판매 1억 개를 돌파하며 시즈닝 치킨 시장의 판도를 바꾼 bhc '뿌링클'은, 사실상 사모펀드에 인수된 bhc의 운명을 건 '한 방'이었다. BBQ의 '세컨드 브랜드'라는 그늘과 시그니처 메뉴 부재로 고전하던 bhc가 '콜팝'의 영광을 넘어설 주력 '캐시카우'를 확보하기까지, 그 이면에는 수많은 실패의 경험과 절묘한 행운의 교차가 있었다.
◆ 독립 경영과 함께 시작된 '새로움'에 대한 집착
bhc의 본격적인 날개짓은 2013년, BBQ를 떠나 사모펀드(PEF)에 매각되면서부터 시작됐다. PEF의 속성상 bhc는 '돈을 버는 것'이 지상 과제였고, 브랜드 가치를 극적으로 끌어올릴 새로운 도약이 절실했다. '콜팝'은 히트작이었으나 스낵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주력 메뉴라기엔 한계가 분명했다.
독립 경영에 나선 bhc는 '치킨혁명'이라는 슬로건 아래 '시장에 없던 것'을 내놓는 데 집착했다. 이 시기 bhc는 샐러드나 요거트 같은 '상큼함'에 주목했다. 대표적인 예가 '요레요레 치킨'이다. 순살 치킨텐더에 치킨무 대신 새싹 샐러드와 허니레몬 요거트 소스를 곁들였는데, 초반 마케팅에 힘입어 120만 개가 팔렸으나 호불호가 갈리며 2017년 단종됐다.
'치킨혁명 II'를 내세운 '별코치(별에서온 코스 치킨)'는 더욱 야심 찼다. 리코타 샐러드(에피타이저), 그린 드레스 치킨(메인), 치즈볼(디저트)을 '코스 요리' 개념으로 묶었다. 당시 최고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에 힘입어 100일 만에 40만 개가 팔렸지만, 그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배달 치킨을 코스로 먹는 번거로움과 생소한 맛 탓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별창렬(가격 대비 형편없다는 의미의 속어)'이라는 오명까지 얻으며 2017년 조용히 사라졌다.
연이은 실패로 '한 방'이 절실해진 BHC 개발팀은 7개월간 트렌드 분석에 매달렸다. 당시 핫플레이스였던 홍대, 가로수길 상권을 분석하며 젊은 층의 입맛을 공략할 키워드로 '치즈'를 낙점했다. 2010년대 중반은 '치즈 등갈비', '치즈 불닭' 등 치즈 열풍이 거세게 불던 시기였다.
뿌링클의 초기 콘셉트는 사실 '화이트 양념 치킨'에 가까웠다. 마요네즈와 요거트 기반의 하얀 양념을 치킨에 버무리고, 치즈 파우더를 '찍어' 먹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내부 테스트 결과 평가가 부정적이었고, 프로젝트는 출시가 취소될 뻔했다. 이때 '신의 한 수'가 나왔다. 바르는 양념과 찍어 먹는 파우더를 서로 바꿔보자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그렇게 2014년 11월, 치즈 시즈닝을 뿌리고 요거트 소스에 찍어먹는 지금의 뿌링클이 탄생했다.
◆ 좋은 제품에 더해진 훌륭한 마케팅
좋은 제품은 마케팅이 완성한다. bhc는 메뉴 이름부터 차별화를 뒀다. 재료(치즈)가 아닌 행위(뿌리다)에 초점을 맞춰 '뿌링클'이라는 독창적인 이름을 붙였다. 광고 모델 기용은 결정적이었다. 당시 아이돌 그룹이 유행이던 치킨 광고 시장에, bhc는 톱스타 전지현을 발탁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 기가 막힌 운까지 따랐다. bhc가 2013년 6월 전지현과 전속 모델 계약을 맺었는데, 불과 몇 개월 뒤인 그해 12월 <별에서 온 그대>가 방영되며 전국적인 '치맥' 열풍을 일으켰다. '치맥(치킨+맥주)'이라는 단어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될 정도의 신드롬이었다. bhc는 전 세계적인 치맥 열풍의 중심에 선 모델을 일찌감치 선점한 셈이 됐다.
또 다른 운도 있었다. 뿌링클 출시 직전인 2014년 8월, '허니버터칩'이 출시돼 전국에 '단짠(달고 짠 맛)' 열풍을 몰고 왔다. 뿌링클의 '단짠' 맛에 주목한 소비자들은 '치킨계의 허니버터칩'이라는 별명을 붙여줬고, 이는 폭발적인 인기 가속제가 됐다. bhc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시대적 흐름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뿌링클은 출시 15일 만에 매출 비중 25%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였던 후라이드 치킨을 제쳤다. 현재 bhc전체 매출의 약 35%를 홀로 책임지는 압도적인 1등 공신이다. 뿌링클 출시 전 827억 원(2013년)에 불과했던 bhc의 매출은 2년 만인 2015년 184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하며 완벽한 반등에 성공했다.
'치즈 시즈닝 치킨'의 원조는 2009년 네네치킨의 '스노윙 치킨'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bhc 뿌링클은 원조를 뛰어넘어 해당 카테고리 자체를 시장 주류로 격상시킨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됐다. 이 인기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도 이어져, bhc가 진출한 7개국 모두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며 K-치킨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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