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BBQ측 "가격 인상 계획 없어" 눈치 작전

|스마트투데이=한민형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학 축제 현장에 닭강정 푸드트럭 모습. 2025.5.2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학 축제 현장에 닭강정 푸드트럭 모습. 2025.5.2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스마트투데이=한민형 기자| 배달애플리케이션(배달앱) 수수료 부담이라는 명목으로 시작된 '가격 자율화'가 확산하면서 '치킨 한 마리 3만 원'이 현실화하고 있다. 가격 부담으로 '1인 1닭은 국룰'이라는 표현이 무색해졌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는 강제화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가맹점마다 판매 채널 간 제각각 가격 책정에 따른 사실상 가격 인상은 소비자의 혼선과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6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은 가맹점(서울 지역)의 90% 이상이 권장 소비자 가격보다 주요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전국적 확산은 시간 문제로, BBQ bhc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프랜차이즈의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배달앱에서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치킨의 경우 배달 비중이 70~80%에 달하는 만큼 배달 가격 인상은 사실상 가격 인상인 셈이다.

실제로 교촌 가맹점주들은 매장의 경우 가맹본사가 정한 권장가를 유지하면서도 배달앱(배달 메뉴)에서 일제히 2000원가량 올렸다. 특히 가맹점주의 재량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지역별/점포별/배달앱별 가격도 제각각이다.

교촌의 경우 허니콤보가 2만 5000원으로 오른 가운데 앞서 자율자격제를 도입한 bhc의 콰삭킹 콤보는 2만 7000원, BBQ는 마라핫은 2만 8000원으로, 배달의민족 기준 ‘가계배달’(배달비 3500원) 이용시 3만 원이 훌쩍 넘는다.

 

 

서울의 한 음식점에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 스티커가 붙어 있다. 2025.1.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의 한 음식점에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 스티커가 붙어 있다. 2025.1.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올해 치킨업계 가격 인상을 보면, 아아이더스에프앤비가 지난해 12월30일 기점으로 푸라닭 치킨 브랜드에서 10종을 최대 1000원 올린 것으로 시작으로, 지코바치킨이 4월 모든 메뉴 가격을 2500원 인상했다.

지난 3월엔 배달앱 수수료 부담 명목 아래 '이중가격제'가 등장하면서 자담치킨(4월)이 첫 도입해 매장과 배달앱의 가격 분리가 시작됐다. 이후 bhc(5월)가 가맹점주에게 실질적인 가격 결정권을 넘기는 '자율가격제'에 나서면서 배달 가격의 상승을 부추겼다.

여기에 교촌의 '점주 가격제'까지 등장하면서 사실상 널뛰기 가격 인상은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상승했다. 특히 외식물가(+3.4%) 상승폭이 더 컸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육계 가격의 경우 치킨에 주로 쓰이는 9∼10호 닭고기 기준 지난 2020년 1월(3000원) 3000원대 돌파 이후 2023년 3월 5308원까지 오르다 하락세로 전환해 지난해 11월 2692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상승하며 10월 4일 기준 3462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 부담 증가에 반해 가맹본사나 배달앱 매출은 매년 상승세라는 점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치킨 프랜차이즈 경우 가맹점 수는 2020년(1만 3910개) 대비 2023년(1만 5093개) 8.5% 늘었지만 점포당 평균 매출액은 1.6% 감소(3억 3500만 원→3억 2969억 원)했다. 반면 가맹본사 매출액은 32.9%(2조 9315억원→3조 8969억 원)나 증가했다.

각 사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2022년 매출(연결 기준) 2조 9471억 원에서 지난해 4조 3226억 원까지 늘었다. 쿠팡이츠서비스는 지난해(별도 기준) 매출(1조 8819억 원)이 전년(7925억 원) 대비 137.46% 증가했다. 쿠팡이츠서비스는 배달 대행 등을 하는 업체로 쿠팡이츠와는 별개지만 쿠팡이츠 배달 업무 중심인 만큼 쿠팡이츠 매출 증가로 추정할 수 있다.

업계를 둘러싼 차액가맹금 갈등이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점주 협상권 강화(가맹점주단체 등록제) 등도 변수다. '점주 가격제'까지 등장한 가운데 제2의 가격제도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12조에 따르면 가맹본부(본사)는 가맹점사업자가 취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의 가격, 거래상대방, 거래지역이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가맹본사가 '점주별 가격' 논란에서 항변하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별 가격 조정은 이미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배달앱 이용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하는 매장이 많았다. 가맹사업법 때문에 강제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도 점주 재량가격 조정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은 bhc, BBQ 등 주요 프랜차이즈 측이 "가격 인상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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