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고려아연 사측이 MBK파트너스에 대해 공개매수 마지막날 시세조종한 혐의가 있다며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구한 가운데 MBK파트너스는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MBK파트너스는 17일 고려아연 측의 시세조종 혐의 조사 요구에 대해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110만주 이상, 5.34%의 의결권 추가 지분 청약이 들어온 것은 주주들이 그 만큼 최윤범 회장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당 6만원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이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최윤범 회장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청약하면, 고려아연이 심각한 피해를 입기 때문"이라며 "최윤범 회장과 고려아연은 자신들의 잘못은 반성하지 못한 채, 주주분들의 현명한 판단까지 폄훼하며 ‘남의 탓’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를 통해 주주분들께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수하고자 하는 입장인데, 그러한 입장과 반대로 시장에서 보유주식을 매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MBK파트너스는 "해외 자본이나 협력 업체들의 참여설 등을 지속적으로 유포해 주가상승을 유도해왔고, 공시 전에 이사회 개최 소식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무리하게 자극한 것은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 측이었다"고 힐책했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과정 내내 일삼았던 ‘아니면 말고 식’의 터무니 없는 흑색선전과 허위 주장, 근거 없는 의혹 제기 등은 이제 그만두시길 바란다. 그리고 반성하시길 바란다"며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에게 강력히 경고한다"고 맞대응을 시사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 오후 수상한 매도가 급증하며 단시간 주가가 급락했다"며 금융당국에 시세조종 행위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MBK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 측에 따르면 MBK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하면서 오후 1시12분 이날 최고가인 82만원에 올라섰다. 앞서 전 거래일인 11일에 고려아연이 MBK 공개매수에 대항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가격과 물량을 각각 89만원과 20%로 상향하면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려아연 주가는 최고가를 찍고 두 시간 만에 이날 최저가인 77만9000원까지 폭락했다. 결국 이날 주가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했는데도 불구하고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1000원(0.1%) 감소한 79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함께 진행한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주가 상승으로 실패로 돌아간 것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었다.

고려아연은 "이날 주가가 상승하면서 MBK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도 역력했다"며 "시장가 매도량이 급증함으로써 발생한 주가 급락은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시세조종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사가 접근할 수 있는 자료만으로는 이러한 단기간 주가 급락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가진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간 금감원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스마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