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영풍그룹이 고려아연에 대한 가문 공동경영 포기를 선언했다. 장형진 고문을 수장으로 하는 영풍그룹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고려아연 의결권을 넘기기로 했다.
MBK 파트너스는 12일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및 특수관계인(장씨 일가)과의 주주 간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돼 MBK파트너스 주도로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영풍 및 특수관계인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한 콜옵션도 부여 받기로 했다.
이를 통해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그룹 내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영풍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보다 1주 더 갖게 된다. MBK 파트너스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역할을 하게 되며 영풍 및 특수관계인으로부터 고려아연에 대한 주주 역할을 넘겨받게 된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주주 간 계약에 대해 그간의 장씨, 최씨 간 동업자 관계가 정리되고, 영풍그룹 주력 계열사인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에 새로운 변화와 발전의 기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형진 영풍 고문은 “지난 75년 간 2세에까지 이어져온 두 가문 공동경영의 시대가 이제 여기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3세에까지 지분이 잘게 쪼개지고 승계된 상태에서 그들이 공동경영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또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비철금속 1등 제련 기업으로서 고려아연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MBK 파트너스와 같은 기업경영 및 글로벌 투자 전문가에게 지위를 넘기는 것이 창업 일가이자 책임 있는 대주주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MBK 파트너스는 “모든 주주를 위해 지배주주로서의 책임과 권한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MBK파트너스가 언급한 최대주주그룹은 최씨와 장씨 두 가문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최씨와 장씨 두 가문은 지난해부터 고려아연 경영을 두고 각을 세워왔고, 주주총회에서는 표대결까지 벌였다.
그럼에도 두 가문은 최윤범 회장을 보고자로 여전히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는 상태다. 두 가문은 48.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현재 경영은 최윤범 회장측이 맡고 있다. 이사회 역시 최 회장측이 장악한 상태다. 고려아연이 최근 실적에서 호조를 보여온 만큼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두고 당장 최씨 가문을 압박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