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이 보증한 은행 커버드본드로 고정금리 안착 포석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의 10년물 커버드본드를 사들여,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재유동화할 계획이다. 오는 3분기를 목표로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출처: 금융위원회]](https://cdn.smarttoday.co.kr/news/photo/202405/51137_44600_14.png)
커버드본드가 변동금리 대출에서 고정금리 대출로 가는 다리가 돼줄까. 급격한 금리인상기에 변동금리 곡소리를 들은 금융위원회가 해결책으로 커버드본드(covered bond)를 들고 나왔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가, 금리 인하기에는 변동금리가 유리하다고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금융 당국이 은행에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라고 주문하면서, 때에 맞지 않은 정책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커버드본드 지급보증 업무협약식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속된 상황에서 장기·고정금리 상품을 독려하는 금융 당국의 방향성에 대해 일부에서 의문을 제기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장기·고정금리 상품 확대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방향"이라며 "금리인하기에도 변동금리보다 경쟁력 있는 고정금리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커버드본드 활성화 방안의) 시의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출처: 금융위원회]](https://cdn.smarttoday.co.kr/news/photo/202405/51137_44608_4328.png)
금융위가 내놓은 해법은 이렇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서서 은행이 자금을 싸게 조달하고, 은행은 대출 고정금리를 낮춰서, 소비자가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를 선택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은행이 기존 은행채보다 커버드본드 발행금리를 5~21bp(0.05~0.21%p) 정도 싸게 발행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비례해서 주담대 고정금리도 낮추면, 소비자가 충분히 선택할 만 하다는 것이다.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는 주택담보대출, 국고채 등 우량한 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장기채권이다. 발행기관 청구권, 담보자산 우선변제권 등 권리를 보장해서 안정적이다.
지난 2014년 4월 근거법을 마련한 후 현재 발행액 11조6천억원, 작년 말 발행잔액 5조3천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다만 발행액이 여전히 적고, 만기도 5년물 위주라 한계가 있었다.
금융위원회는 은행과 커버드본드 투자회사에 당근을 제시했다. 은행이 만기 10년 이상인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면, 원화예수금 1% 범위 안에서 기존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보다 대출을 더 내줄 수 있도록 인정한도를 1% 더 추가로 주기로 했다. 금융위는 20조원 한도 안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잔액을 원화예수금에 더하도록 혜택을 주겠단 계획이다.
또 금융회사가 커버드본드에 투자하면, 위험가중치 '0'으로 평가해 은행과 보험사의 충당금 부담을 덜어주고, 커버드본드를 한국은행에 담보로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준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커버드본드에 공사채에 준하는 신용도를 준다는 뜻이기 때문에 그 정도 금리를 내려준다면 고정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위험가중치를 0으로 적용하는 것도 규제비율을 맞춰야 하는 투자기관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주택저당증권(MBS)도 그런 혜택을 받았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가계대출을 조이는 동시에 고정금리 주담대를 늘리라는 당국 주문에 은행이 호응하느냐다. 은행권은 당국 지침에 따라 고정금리 역할을 하는 주기형이나 혼합형 금리를 변동금리보다 더 낮게 잡고 영업 중이다.
원래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더 낮지만, 고정금리를 확대하란 당국 주문에 시중은행들은 혼합형 금리를 변동금리보다 낮게 책정했다. 27일 기준 국민은행의 KB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3.25~5.27%로, 최고금리가 혼합형보다 높다. 5년 고정금리 후 6~12개월 주기로 변동하는 혼합형 금리는 3.25~4.65%다. 같은 날 하나은행의 하나원큐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5.347~5.747%로, 최저금리가 혼합형 금리 3.656~4.056%보다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