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2023년 회계 4분기 실적 발표
테슬라 밀어내고 월가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주식 등극

젠슨 황(오른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출처: 엔비디아 홈페이지]
젠슨 황(오른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출처: 엔비디아 홈페이지]

미국 반도체회사 엔비디아가 4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4% 넘게 빠졌다. 4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20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4.35% 떨어진 694.52달러로 마감했다. 시간외 거래에서도 낙폭을 확대해, 미국 동부시간 20일 오후 7시 17분 현재 1.73% 하락한 682.50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날 하락세로 시가총액 780억달러를 잃고, 5위로 떨어졌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에 이어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을 제쳤지만, 이번주에 다시 추월 당했다.

월가가 이번주에 가장 주목하는 이벤트는 21일 장 마감 후 공개될 엔비디아의 실적이다. 올해 들어서만 40% 급등한 엔비디아의 랠리에 찬물을 끼얹을지 아니면, 랠리가 이어질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팩트셋이 실시한 애널리스트 실적 추정치 조사에서 엔비디아의 분기 주당순이익은 4.59달러, 매출은 204억달러로 예견됐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국 레피니티브(LSEG) 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월 28일 끝나는 회계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40% 급증한 206억달러로 추정했다. 분기 순이익은 1년 전 14억달러보다 7배 넘게 폭증한 105억달러로 추측했다. 

월가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실적 전망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간계를 넘어선 실적 성장세가 얼마나 지속될지가 실적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성장세는 연간 200%를 기록했고, 3분기 매출총이익은 1년 전 53.6%에서 74% 뛰었다. 월가는 올해 1분기에도 고성장세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잠재적인 걱정 가운데 하나는 그래픽카드의 핵심 부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매출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구글이 인공지능(AI) 하드웨어 투자를 늦추면, 엔비디아의 실적 부진으로 바로 연결된다.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구글) 4곳 모두 올해 AI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할 계획이어서, 엔비디아의 4분기와 2024년 1분기 실적 가이던스에 아주 좋은 징조다"라고 설명했다.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고, 목표 주가를 410달러로 제시했다.

AI 기술이 과장된 평판 때문에 기대감이 치솟았다가 떨어지는 주기를 일컫는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을 지나서 4개 회사가 수요에 맞춰 투자를 줄일 불확실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우리가 아직 거기에 있다고 보진 않고, 초기 징후를 보고 있다"고 판단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리스의 토마스 오몰리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 GPU 실적은 유일한 핵심 지표"라며 "최근 (데이터센터) 실적 추정치가 연간 1000억달러에 근접하고 있고, 이것이 지속가능한지에 우리는 초점을 맞춰 대화했다"고 말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가 대만 반도체회사 TSMC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 수요에 맞춰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최고의 AI 칩 'B100'이 올해부터 출하되는데, 이에 대한 기대감도 싹트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022년 말보다 5배 폭등했다. 랠리에 힘입어 엔비디아는 테슬라를 밀어내고 월가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주식으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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