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가정용 옥상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자가 발전하는 미국 가정은 총 가구의 약 5%다. 이는 전 세계 국가들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지만, 독일의 약 20% 및 호주의 약 30% 등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유럽에서는 태양광 패널을 지붕에도 설치하지만 거실 외부 베란다에 많이 설치한다. EU 각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대대적으로 보급하는 정책을 펼친 때문이다.
태양광 패널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미국이 일부 국가에 비해 떨어지는 이유는 전기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 가격은 유럽이나 호주 등지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싸다. 때문에 가정용 옥상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이 재정적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
그러나 이제 사정이 바뀌고 있다. 전력회사들이 전기료를 비약적으로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금 인상은 전력회사의 운영비용 증가를 반영한 것이다. 많은 중소 전력회사들은 오히려 경쟁적으로 옥상 태양광 설치를 독려하고 있어 미국에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가정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후 변화 대응 기관 ICN(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가 전했다.
금융 서비스 회사인 레이몬드 제임스(Raymond James)의 에너지 산업 분석가인 파벨 몰차노프는 최근 조사해 공개한 옥상 태양광 시장 노트에서 미국의 전기료는 킬로와트시당 15센트 전후라고 밝혔다. 이는 월 청구서로 환산할 때 약 130달러에 해당한다. 이 지점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이 비용적으로 유리한 임계점이 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15년에 비해 2022년 전기료는 하와이가 무려 45.3% 올랐다. 캘리포니아가 54%, 메사추세츠가 31.6%, 메인 44.3%, 일리노이 27% 등 산업시설이 몰려 있고 인구밀도가 높은 대부분의 주들이 전기료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 전체 평균은 19.5%나 올랐다.
EIA에 따르면 2022년의 경우 16개 주의 전기료가 킬로와트시당 15센트, 즉 월 130달러를 넘어섰다. 하와이가 가장 비싸 43센트였고, 캘리포니아가 26.2센트로 뒤를 이었다. 그 뒤로 메사추세츠 26.1센트, 뉴햄프셔 25.5센트, 코네티컷 24.7센트, 로드아일랜드 23.2센트, 알래스카 23.0센트, 메인 22.5센트, 뉴욕 22.0센트, 버몬트 20.2센트, 미시간 17.8센트, 뉴저지 16.8센트, 펜실베이니아 16.1센트, 일리노이 15.9센트, 위스콘신 15.5센트, 인디애나 15.0센트였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 전체 평균이 15.1센트로 임계점을 막 넘어섰다는 점이다.
주별로 전기료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각각 다르다. 하와이의 경우 전력 생산을 거의 대부분 수입 석유에 의존한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험준한 지형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드는 비용과 산불과 관련된 비용이 포함돼 전력을 공급하는 비용이 높다. 나머지 중 8개 주가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모두 세율이 높은 지역이다.
전기료는 한 번 오르면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 치솟는 공공요금에 지친 주택 소유자들에게 옥상 태양광 패널이 매력적인 해결책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전기료가 15센트를 넘어선 16개 주의 가정용 태양광 패널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정부들도 적극적인 보급 정책을 펼치고 있다. 뉴저지와 펜실베니아가 대표적이다. 또 미시간, 일리노이, 위스콘신, 인디애나와 같은 중서부 주도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일리노이에서는 주정부가 기후 및 공평한 일자리법의 지원을 통해 옥상 태양광 발전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법에 근거해 지급하는 보조금이 시장 확대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인디애나 주정부도 태양광 발전 가정에 전기료를 환급하는 규칙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유틸리티 정채을 승인했다.
물론 태양광 패널 가격과 설치하는 인건비도 오르고 있다. 그러나 투자를 상쇄하고 수익을 내는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옥상 태양광 패널을 비롯한 가정용 태양광 발전 산업은 지속 가능한 가정 경제의 한 축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