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남부 캘리포니아의 휴양도시 샌디에이고가 미국에서 가장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시 전체가 단합해 나선 꿀벌 보호 때문이었다고 지역 언론 샌디에이고유니온트리뷴이 전했다. 

꿀벌은 한국에서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큰 폭의 개체 감소 추세에 있다. 반면 샌디에이고는 달랐다. 그리고 최근에는 농업과 생태 관광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꽃가루 매개자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꿀벌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한 새로운 캠페인도 시작했다. 더 많은 옥상 녹지 공간과 지역 사회 정원을 조성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샌디에이고는 대도시로서는 독특하게 꽃가루 매개자 꿀벌을 위한 서식지를 다수 만들고, 서식지 파괴를 막는 정책을 채택했다. 그리고 해충 관리 계획을 수정해 살충제를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하도록 사실상 금지 조치를 시행함으로써 미국 꿀벌도시(Bee City USA)로 변신했다. 

이달 초 의회에서 승인된 캠페인을 주도한 조 라카바 시의원은 "꿀벌도시는 단순한 지정이 아니라 생물 다양성, 꽃가루 매개자, 해로운 농약 사용 감소에 대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꿀벌도시 프로그램은 10년 전 샌디에이고 환경 보호 비영리 단체인 제르세스 소사이어티가 시작했다. 그 후 미국 내에서 150개 이상의 도시들이 이 모델을 차용했다고 한다. 한국으로서도 벤치마킹이 필요한 부분이다. 

UC 샌디에이고의 제임스 니에 생태학 교수는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는 벌들이 샌디에이고에서 번성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샌디에이고에는 멸종 위기에 있는 동식물 종이 가장 많이 서식한다. 이곳은 미국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 더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는 생물 다양성 핫스팟"이라고 강조했다. 그 근저에는 벌 보호 정책이 있다. 

가장 왕성한 꽃가루 매개자인 벌의 손실은 많은 식물의 수분에 타격을 입혀 식물종을 도태시킬 수 있다. 나아가 도시 주변의 협곡과 언덕에 산불 위험을 높이며 외부의 침입종이 번성할 틈을 제공하게 된다. 

샌디에이고 시 정부도 일부 조류 종을 포함한 꽃가루 매개자의 감소가 지역의 농업 산업을 위협하고 있음을 우려했다. 특히 벌은 아보카도, 석류, 라임 및 기타 많은 지역 농작물의 중요한 꽃가루 매개자였다. 샌디에이고를 포함한 주변 카운티의 아보카도 산업은 연간 1억 5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중요한 경제 산업이다. 

꽃가루 매개자의 감소는 또한 이 지역의 강력한 생태 관광 경제를 위협했다. 관광객들이 샌디에이고를 즐겨 찾는 이유는 하이킹, 새 또는 자연환경을 즐기기 위함이었다. 

2020년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에 따르면 미국 식량 공급의 약 3분의 1을 담당하는 벌의 개체수는 최근 몇 년 동안 전국적으로 연간 약 30%씩 감소하고 있다.

새 캠페인에 따라 샌디에이고는 더 많은 꿀벌 서식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꽃밭으로 조성한 녹색 지붕, 지역 사회 정원, 나무 식재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공원이 부족하고 식물종이 적은 유색인종 및 저소득 지역 녹화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부동산 소유주들에게는 꿀벌 친화적인 공간 조성도 장려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유기농 과일과 채소 구매를 장려해 살충제 사용을 회피하도록 한다. 

유사한 프로그램이 샌프란시스코, 산타바바라, 워싱턴 D.C.,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샌디에이고 꿀벌도시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총 1만 2900에이커에 달하는 면적에 1625개의 꽃가루 매개자 서식지 프로젝트가 완결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마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