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정기주주총회철이 다가오면서 기업들도 주총 준비에 한창입니다. 주총에선 등기이사 선임을 빼놓을 수 없죠. 주총에서 승인되면 비로소 임원 선임이 공식적으로 확정되는 셈입니다. 오너가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사 선임은 이사회 추천을 받아 이뤄집니다. 물론 당사자의 사전 결재 즉, 의견 조율은 불가피하죠. 이사회의 후보 추천. 오너 경영인에 대한 사내 혹은 셀프 평가서 내용을 파헤쳐 봤습니다. (편집자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사실상 지주사입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 지분 21.43%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의 순환출자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7.19%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입니다. 정의선 회장은 0.32% 지분만을 보유중입니다.   

현대모비스가 다음달 22일 열리는 정기 주주 총회에서 정의선 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 예정입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책임경영을 이끌 최적임자라는 점을 재선임의 주된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정 회장은 2018년 9월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됐고, 2019년 3월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직에 취임했습니다. 3년이 지나 다시 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정의선 회장을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그룹 책임경영 구현을 위한 최적임자"라고 대내외에 선언하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는 물론 현대차그룹 회장직 수행 역량까지 함께 평가를 내렸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회장이 코로나 팬더믹 상황에서 비상경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며, 특히 "지난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36%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며 그 주역이 정 회장이라는 입장입니다.   

더불어 정 회장의 ESG 경영 성과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ESG경영은 이제 세계적 흐름이 됐고, 갈수록 강도는 날로 세지고 있습니다.   

정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탄소중립 로드맵을 직접 마련하고, RE100 가입을 직접 결정하는 등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개선 등 ESG 경영 강화가 '회장님의 노력'의 대가, 즉 치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투자 관점에서도 정 회장은 꼭 필요한 최적임자라고 현대모비스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회장이 전동화, 로보틱스, 자율주행, UAM 등 미래 모빌리티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며 특히 "그룹의 자율주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의 앱티브와 현지 합작법인 모셔널 설립을 결정, 로보틱스 역량 강화를 위해 보스턴 다이나믹스 지분 인수 결정도 그의 성과였다"고 설명합니다.   

정 회장의 성실함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으로 꼽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회장이 임기 2년차인 2021년 북미 전동화 투자 관련한 정부 관계자 협상 등을 목적으로 이사회 개최 기간 미국 출장만 3차례 진행했다"며 "일정 조정이 어려운 현지 정부관계자들과의 회의 등으로 불참한 5회를 감안한 지난 3년 임기 중 이사회 출석률은 79% 수준에 달한고"고 힘줘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대표이사로, 기아에서는 사내이사로 등재돼 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을 일선에서 진두진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이들 회사의 이사로 선임됐습니다. 이 때도 이사회 후보 추천과정을 거친 것은 이번과 비슷합니다.  

당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같은 내용의 프로필을 게시했는데요. 1년 전의 평가에서는 이랬습니다. 

우선 "정의선 사내이사 후보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회장으로서 회사와 그룹의 경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특히 경력 기술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는데요. 1999년 현대차 입사, 2002년 현대차 전무, 2003년 기아차 부사장, 2005년 기아차 사장, 2009년 현대차 부회장, 2018년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2020년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까지의 경력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각 경력별 성과도 소개했습니다. "기아차 사장 당시 디자인경영을 통해 기아차를 흑자로 전환시켰으며, 현대차 부회장 재임 기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에 맞서 성장을 이끌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해 안착시켰다"고 했습니다. 

또 "그룹 회장을 맡으면서 그룹의 미래 혁신 비전을 제시하고 핵심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기술했는데요. 

"정의선 후보자는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재편에 선제적으로 과감한 투자와 제휴, 적극적인 인재 영입 등을 통해 전동화, 수소, 로보틱스, UAM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와 비전을 보여주며 현대자동차를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1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정의선 회장 체제에 그룹 안팎으로 상당한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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