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두산퓨얼셀이 4000억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자본 확충에 나섰지만 신용등급 하향 압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회계상 자본으로 잡히는 돈을 NICE신용평가는 콜옵션과 스텝업 조항을 들어 사실상 차입으로 봤다.
14일 NICE신용평가 리포트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은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영구 CB 3000억원과 영구 BW 1000억원 발행을 결정했다. 납입일은 11월 12일, 만기는 30년이며 회사가 연장할 수 있다. 표면이자율 0%, 만기보장수익률 2%로 시작해 발행 3년 뒤 500bp(1bp=0.01%포인트)가 붙고 이후 매년 100bp씩 오른다. 투자자 조기상환청구권은 없고 회사는 3년 뒤부터 분기 이자지급일마다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전환가액과 행사가액은 모두 4만3704원이다. CB 3000억원은 AI 데이터센터향 연료전지 원재료 구매 등 운영자금에, BW 1000억원은 기존 차입금 상환에 쓴다.
신평사 두 곳이 같은 달 '부정적'…한기평은 미평가
두산퓨얼셀의 무보증사채 등급은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매긴다. NICE는 6월 26일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한신평은 6월 29일 정기평가에서 같은 방향으로 전망을 바꿨다. 한신평 의견서 기준 유사시 계열 지원 가능성은 등급에 반영돼 있지 않다. 한국기업평가는 현재 유효등급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전망 하향의 배경은 같다. 2025년 7월 양산을 시작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의 초기 비용과 기존 인산형 연료전지(PAFC) 주기기 품질 이슈로 2025년 별도 기준 EBIT가 1037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 상반기에도 512억원 적자를 냈다. 한신평 서민호 수석애널리스트는 6월 보고서에서 202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이 약 1600억원이라고 짚었다. 두 신평사의 등급 전망 변경 뒤 넉 달 만에 나온 자본확충이 이번 4000억원이다.
NICE가 제시한 하향 검토 기준은 EBITDA/금융비용이 1배를 밑도는 상태가 이어지면서 재무안정성이 불안정하게 유지되는 경우다. 안정적 복귀는 이 지표가 1배 이상에서 안정되고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될 때다. 리포트 기준 이 지표는 2025년 -4.2배, 올해 상반기 -1.9배다. 분자인 EBITDA가 적자인 한 분모가 줄어도 기준선 위로 올라갈 수 없다.
영구채가 바꾸는 것은 회계상 부채비율이다. 6월 말 별도 자산 1조3411억원, 부채비율 336.2%를 기준으로 4000억원 전액이 자본으로 들어오고 BW 대금으로 차입 1000억원을 갚으면 부채비율은 132% 안팎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신평사가 절반만 자본으로 인정하면 223%, 전액을 차입으로 보면 434%다. NICE는 콜옵션과 스텝업을 들어 "실질적으로 차입금 성격"이라고 지적했다.
차입금의존도도 같은 방향이다. 상반기 총차입금 6669억원에서 BW로 1000억원을 갚으면 회계상 5669억원이지만, 신평사가 4000억원을 차입에 더하면 9669억원으로 자산 대비 59%에 이른다. 3년 뒤 스텝업이 작동하면 표면금리 기준 연간 200억원, 만기보장수익률 기준 280억원의 이자가 새로 붙는다.
운전자금 8236억원의 80%가 인도 시점에 묶인다
NICE가 유동성 완화와 재무부담 상승을 동시에 말한 이유는 수주 구조에 있다. 두산퓨얼셀은 9월 2일 5014억원, 15일 3222억원 등 하이엑시엄을 통한 미국 AI 데이터센터향 PAFC 계약 8236억원을 확보했다. 올해 누적 수주 약 1조1100억원의 74%다. 리포트는 이 프로젝트의 수금 일정이 선수금 20%를 제외하면 인도 시점에 집중돼 있다고 적었다. 선수금 약 1647억원을 뺀 6589억원이 납품 전까지 재고와 매출채권으로 쌓인다는 뜻이다. CB 3000억원을 원재료 구매에 쓰는 것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수주가 등급의 상향 재료이자 당분간 차입을 늘리는 요인인 셈이다.
두산퓨얼셀은 2021년 공모채 시장에 데뷔한 뒤 매년 발행해 온 BBB급 정기 이슈어다. 2025년 2월 500억원 모집에서 일부 미매각을 냈고, 같은 해 8월 400억원 발행 때는 만기 도래 은행대출 50억원과 금리 9%대 사모채 100억원 상환이 목적이었다.
올해는 공모채 대신 사모 영구 메자닌을 택했다. 한국투자증권·KB증권·대신증권이 총액인수해 절반가량을 보유하고 2000억원 안팎을 셀다운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NICE는 신규 프로젝트 납품 진행과 영업실적 개선, 전환권·신주인수권 행사 여부와 자본확충 수준을 종합해 등급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공모채 등급의 다음 정기평가는 내년 상반기이며, 납입 이후 재무제표가 확정되는 3분기 보고서와 연간 실적이 그 전 점검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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