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HD현대마린솔루션(AA-/안정적)의 3315억원 규모 골텐스(Goltens) 인수를 두고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12일 나란히 보고서를 냈다. 두 곳 모두 당장 등급을 움직일 사안은 아니라고 봤다.
다만 한기평은 순현금이 인수대금을 웃돈다는 점을, 나신평은 인수대금이 자기자본의 37%에 이르고 배당성향이 높다는 점을 앞세웠다. 무차입 회사가 상장 때 받은 공모자금의 90%에 해당하는 현금을 한 번에 쓰는 거래여서, 인수 뒤 현금이 다시 쌓이는 속도가 신용도의 변수로 올라왔다.
3315억 현금 일시 지급…순현금 5145억에서 1830억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8일 이사회에서 미국 Goltens New York Corp. 지분 100%와 노르웨이 Goltens Oslo AS 지분 41.07%를 2억4753만달러(약 3315억원)에 사들이기로 결의했다. Goltens Oslo의 나머지 지분은 Goltens New York과 그룹 내 관계회사가 갖고 있어 실질 지분율은 100%다. 대금은 기업결합 승인 등 선행조건이 충족되면 내년 2월 28일 현금으로 한 번에 지급한다. 재원은 2024년 상장 때 조달한 공모자금이다.
공시 기준 양수금액은 3314억8945만원으로 지난해 말 자기자본의 40.19%, 총자산의 26.05%다. 나신평은 올해 6월 말 자기자본(8921억원)을 기준으로 약 37%라고 계산했다. 6월 말 연결 현금성자산 5477억원의 60.5%, 순현금 5145억원의 64.4%다. 단순 차감하면 순현금은 1830억원으로 줄어든다.
골텐스는 1940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선박·육상 발전용 엔진 유지보수(MRO) 업체다. 15개국에 28개 서비스 거점과 약 1300명의 인력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억5123만달러(약 2025억원), 영업이익은 1313만달러(약 176억원), 영업이익률은 8.7%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651만달러로, 인수대금은 지난해 EBITDA의 15.0배다.
한기평은 순현금, 나신평은 배당을 봤다
한기평은 현금 유출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2024년 상장으로 3668억원이 들어온 뒤 리스부채 외에는 차입금이 없고, 6월 말 순현금이 인수대금을 웃돌며, 골텐스가 2023~2025년 연평균 EBITDA 1644만달러(마진 11.0%)를 낸 만큼 인수 뒤 현금창출력도 커진다는 것이다. 한기평은 인수대금을 한 번에 지급하면 6월 말 기준 56.0%인 부채비율이 약 30%p 오를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투자 부담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봤다.
나신평의 결론도 같다. 이번 인수가 현재 신용도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으며, 외부 조달이 없어 재무레버리지가 오를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그러나 보고서 부제에 '실적 및 재무완충력 변화 점검 필요'를 달았고, 거래 종결 뒤 재무완충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적었다. 나신평이 꼽은 부담은 세 가지다. 첫째는 수익성 희석이다. 골텐스의 영업이익률 8.7%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지난해 영업이익률 17.7%의 절반 수준이다. 두 회사의 지난해 실적을 단순 합산하면 영업이익률은 17.7%에서 16.8%로 내려간다. 둘째는 배당이다. 최근 5개년 평균 배당성향이 약 80%여서 영업현금으로 재무부담을 덜어내는 속도가 배당정책에 묶인다는 것이다. 셋째는 운전자금이다. 선종과 선형이 다양해 부품·기자재를 미리 확보하는 데 자금이 계속 들어간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빠진 고리를 메우는 딜
사업 측면의 평가는 두 곳이 같다. 애프터마켓(AM)은 운항 중인 선박에 부품과 정비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매출 9351억원을 올려 전사 매출의 47%를 차지했다. 한기평은 AM이 영업이익의 90% 안팎을 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나신평에 따르면 AM 매출의 대부분은 부품 공급이고 현장 정비·수리 같은 기술서비스 비중은 약 10%에 그친다. 한기평도 HD현대마린솔루션이 감독 인력만 내재화하고 실제 작업은 현지 외주 인력에 맡겨 왔다고 짚었다. 골텐스 인수는 이 공백을 메우는 거래다. HD현대 조선 계열이 만든 힘센(HiMSEN)엔진과 저속 추진엔진에 묶여 있던 정비 대상을 다른 제조사 엔진으로 넓히고, 데이터센터 등 육상 발전용 엔진의 정비 수요에 대응할 거점도 얻는다.
다만 나신평은 골텐스를 독점적 지위의 사업자가 아니라 파편화된 시장의 상위권 독립계 업체로 규정했다. 한기평 보고서에 실린 재무지표를 보면 골텐스 매출은 2023년 1억4843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5123만달러로 1.9% 늘었고, 영업이익은 1470만달러에서 1313만달러로 10.7% 줄었다.
나신평은 HD현대마린솔루션의 하향 검토 요인으로 '높은 배당성향 및 현금흐름 제약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는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 순현금이 5145억원에서 1830억원 수준으로 줄면 이 요건을 따질 때의 여유도 그만큼 얇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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