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안정을 위해 러시아와 디젤 공급 협정을 체결했으나, 실제 유가 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의회에서는 위법성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디젤 선물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정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전 거래일 종가 대비 거의 변동이 없었다. 에너지 시장 분석가들과 트레이더들은 러시아로부터 들여오는 디젤 물량이 글로벌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ClearView Energy Partners) 분석팀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러시아산 디젤 수입이 법적으로 허용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미국의 가격 인하 효과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의 갤런당 평균 디젤 소비자가격은 6.2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6.53달러보다는 낮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71% 폭등한 수준이다. 디젤은 화물 트럭과 농기계, 건설 장비 등에 널리 쓰여 제품 물류비 상승을 통해 식료품 등 소비자 물가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협정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7월 자국 내 수확기 공급 부족을 이유로 도입했던 디젤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이번 달과 다음 달에 걸쳐 수십만 톤의 디젤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이번 달 하루 평균 10만 배럴, 11월 하루 평균 12만5000 배럴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러시아의 하루 평균 수출량인 80만 배럴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연료 유통업체 테키칸 내추럴 가스(Texican Natural Gas)의 오브리 힐리어드 지사장은 "이 정도 물량으로는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디젤 가격 급등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중동발 수출 차단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강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정유사들이 디젤 수출을 늘렸으나 이미 가동률이 한계에 도달해 세계적인 공급 부족을 메우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란과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정상화되거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이 성사되지 않는 한 의미 있는 가격 하락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전쟁 직후 외국 선박의 미국 항구 간 화물 운송을 허용하도록 존스법(Jones Act) 적용을 유예하고, 농업용 비과세 디젤의 트럭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해 갤런당 24.4센트의 유류세를 감면해 주는 등 유가 잡기에 전력을 다해왔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산 디젤 수입 결정은 법적 걸림돌에 직면했다. 여야 상원의원들은 지난 2022년 제정된 법률에 따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중단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우방국에 대한 위협을 그만둘 때까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이 금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산 디젤 수입 허용 결정은 해당 법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행정부는 즉각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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