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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은 왜 지금 한화M&S를 사들이나…1285억 공개매수의 셈법

8000원에 지분 19% 공개매수…개인 지분율 24.81%로 확대 추진 상장 후 39% 하락한 주가…31.6% 할증에도 첫날 종가 밑돌아 4.7조 투자 앞둔 테크·라이프 사업…독립경영 성과 시험대

기업 |김나연 기자 | 입력 2026. 10. 12. 09:27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사장이 1285억원을 투입해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의 단일 최대주주 지위 확보에 나섰다. 지난 8월 인적분할을 통해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한 지 두 달 만이다. 상장 이후 주가가 약 39% 하락한 상황에서 시장가격보다 31.6% 높은 공개매수가를 제시하면서 한화M&S 주가도 급등했다. 사업 분리에 이어 개인 지배력 강화까지 추진하는 김 사장의 다음 과제는 신설 지주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한화M&S 보통주 최대 1606만주(19.00%)를 주당 8000원에 공개매수한다. 총매입액은 최대 1284억8000만원이다. 예정 물량을 모두 확보하면 김 사장의 지분율은 5.81%에서 24.81%로 높아져 기존 최대주주인 한화에너지(23.94%)를 넘어선다. 공개매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며 결제일은 11월 4일이다.

8월 인적분할에서 10월 공개매수까지…김동선 독립경영 체제 구축

이번 공개매수는 한화그룹이 올해 초부터 추진해 온 사업 재편의 연장선에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1월 ㈜한화를 방산·조선·에너지·금융 중심의 존속법인과 테크·라이프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법인으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하는 기존 사업군과 김동선 사장이 담당해 온 사업군을 분리해 각각의 경영 전문성과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구상이었다.

인적분할은 지난 7월 1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됐다. 한화M&S는 8월 1일을 분할기일로 설립돼 3일 공식 출범했으며, 같은 달 25일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김동선 사장은 신설 지주회사의 미래전략총괄을 맡아 계열사 중장기 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게 됐다. 김형조 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가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사업 분리가 마무리되자 김 사장은 개인 지분 확대에 착수했다. 현재 한화M&S의 주요 주주는 한화에너지(23.94%), 김승연 회장(12.24%), 김동관 부회장(10.55%),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5.81%), 김동선 사장(5.81%) 등이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김 사장은 한화에너지를 0.87%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단일 최대주주가 된다.

김 사장과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도 60.32%에서 최대 79.32%로 높아진다. 한화에너지와 총수 일가가 주요 주주로 남는 가운데 김 사장 개인의 지분이 가장 커지는 구조다. 신설 지주회사의 미래전략을 책임지는 김 사장이 지분에서도 중심에 서게 되는 셈이다.

공개매수 재원은 자기자금으로 마련했다. 김 사장은 NH투자증권 계좌에 1400억원을 예치했으며 공개매수신고서에 기재된 차입금은 없다. 한화그룹은 공개매수 목적을 최대주주 지위 확보와 책임경영 강화라고 설명했다. 향후 합병이나 분할 등 구체적인 지배구조 변경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주회사 체제 정비도 진행되고 있다. 한화M&S는 지난 8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기준요건을 충족한다는 심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기준 충족일은 8월 3일이다. 공시 당시 직접 자회사 지분율은 한화모멘텀 100%, 한화로보틱스 67.97%, 한화호텔앤드리조트 49.80%, 한화갤러리아 36.15%, 한화비전 33.95%다. 앞으로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에 맞춰 계열사 지분을 추가 취득하거나 처분하는 작업도 진행될 수 있다.

상장 후 39% 하락한 주가…31.6% 프리미엄에 공개매수

김 사장이 공개매수에 나선 시점도 눈길을 끈다. 한화M&S는 지난 8월 25일 상장 첫날 장중 상한가인 1만3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첫날 종가는 1만10원이었으며 공개매수 발표 직전 거래일인 이달 8일에는 6080원까지 떨어졌다. 약 한 달 반 만에 39.3% 하락한 것이다.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약 8460억원에서 5139억원으로 3300억원 넘게 줄었다. 방산과 조선 등 기존 한화의 핵심 사업이 존속법인에 남으면서 신설법인에는 성장성을 입증해야 할 기계·로봇 사업과 유통·호텔 사업이 편입됐다. 인적분할 이후 투자자들이 두 회사의 기업가치를 각각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한화M&S의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은 직전 종가보다 31.58% 높은 8000원을 공개매수가로 제시했다. 주가 하락 이후 상당한 프리미엄을 얹어 지분을 확보하는 셈이다. 다만 공개매수가도 상장 첫날 종가인 1만10원과 비교하면 20.1% 낮다. 상장 초기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 상당수에게는 여전히 손실이 발생하는 가격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최대 1606만주를 대상으로 한다. 응모 수량이 예정 물량에 미달하면 전량 매수하고, 초과하면 청약 물량에 비례해 매수한다. 따라서 공개매수에 참여하더라도 보유 주식을 모두 8000원에 처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한화M&S는 주가 부진 속에 주주환원을 위한 자본구조 정비에도 나섰다. 지난 9월 23일 첫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자본준비금 6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자본준비금을 향후 배당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회계상 계정을 변경한 조치다. 실제 배당 시기와 규모는 별도로 결정해야 한다.

당시 김형조 한화M&S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끊임없는 성과를 통해 기업과 주주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출범 이후 배당 재원 마련에 이어 김 사장의 공개매수까지 추진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번 공개매수는 김 사장 개인이 기존 주주로부터 주식을 사들이는 거래다. 매입 대금은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에게 지급된다. 한화M&S가 향후 사업에 투입할 4조7000억원의 투자재원과는 별개다.

반도체 장비부터 호텔까지…57개 계열사 거느린 11조원 사업집단

김 사장이 지배력 확대를 추진하는 한화M&S는 손자회사와 해외법인을 포함해 57개 계열사를 거느린 사업지주회사다. 편입 사업군의 2025년 실적을 기준으로 연결 매출은 약 6조원, 총자산은 11조3000억원 규모다. 한화비전·한화세미텍·한화모멘텀·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부문과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라이프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테크 부문에서는 반도체 장비 사업이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한화비전의 자회사인 한화세미텍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필요한 열압착(TC)본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TC본더는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열과 압력으로 정밀하게 접합하는 장비다. HBM 생산능력이 확대될수록 장비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한화세미텍은 올해 SK하이닉스의 HBM4용 TC본더 공급망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에는 대만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 2026'에서 첨단 패키징 장비 4종을 공개했다. 기존 TC본더에 이어 대면적 패널 패키징 장비와 2.5D·3D 본딩 장비, 차세대 하이브리드 본더까지 제품군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HBM 투자 확대와 첨단 패키징 기술 전환에 대응해 새로운 장비 시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한화로보틱스는 테크와 라이프 사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협동로봇과 자동화 기술을 식품 생산시설과 유통·호텔 사업에 도입하고, 계열사 내부에서 검증한 기술을 외부 고객에게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한화갤러리아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포천 생산센터에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이 적용됐다. 아이스크림 충전과 포장, 제품 분류 등에 로봇을 투입해 생산공정의 효율을 높였다. 한화갤러리아는 동일 규모의 일반 공장과 비교해 인력을 50~60%가량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아워홈의 식품 생산과 물류, 호텔 서비스 등으로 자동화 기술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라이프 부문에서는 사업 규모 확대와 고급화 전략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투자비는 약 9000억원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의 전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등 고급 호텔·리조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워홈은 단체급식 사업을 기반으로 외식과 소비자 대상 식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갤러리아와 호텔·리조트가 고급 소비시장을 겨냥하는 동안 아워홈은 급식과 외식 사업을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다.

2030년까지 4조7000억원 투자…이제는 기업가치로 증명할 차례

한화M&S는 2030년까지 테크·라이프 사업에 총 4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설비투자에 2조1000억원, 연구개발(R&D)에 2조원, 인수합병(M&A)에 6000억원을 배정했다. 반도체 장비 생산시설과 로봇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동시에 백화점·호텔·식품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대규모 투자계획의 성패는 자금 배분과 수익성 개선에 달려 있다. HBM 장비와 로봇 등 테크 부문은 기술 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지속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라이프 부문에서도 백화점 재건축과 호텔 리모델링, 외식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가 예정돼 있다.

최근 한화로보틱스의 자금조달 과정에서는 신설 지주회사의 자본 운용 방식이 드러났다. 한화로보틱스는 지난 9월 초 23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M&S가 지분율에 따라 156억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74억원을 출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9월 23일 유상증자가 철회되면서 자금지원 방식이 바뀌었다. 한화M&S가 한화로보틱스에 운영자금 230억원을 직접 대여하기로 한 것이다. 대여 기간은 1년, 금리는 연 4.6%다. 한화M&S는 유상증자보다 대여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화M&S가 자금지원 전액을 부담하고 한화로보틱스는 이자를 지급하게 됐다.

이 같은 결정은 로봇 사업의 성장 가능성과 현재 수익성 사이의 과제를 보여준다. 한화로보틱스는 협동로봇과 자동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사업 규모가 크지 않고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개발과 영업망 확장에 필요한 자금이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져야 추가적인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반도체 장비 사업에서는 한화세미텍의 HBM용 TC본더 수주 확대와 첨단 패키징 장비 상용화가 관건이다. 라이프 부문에서는 갤러리아백화점과 호텔의 대규모 시설 투자가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아워홈 역시 외형 확대에 따른 수익성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지주회사인 한화M&S의 기업가치는 이들 계열사가 벌어들이는 이익과 보유 지분가치에 영향을 받는다. 향후 투자재원 확보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서도 주요 계열사의 현금창출력이 중요하다. 4조7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업별 투자 우선순위와 자금조달 방식이 시장의 평가를 좌우할 전망이다.

김 사장은 지난 8월 인적분할로 독립경영 체제를 확보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개인 최대주주 지위 확보까지 추진하고 있다. 상장 이후 급락한 주가에 프리미엄을 얹어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지배력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동시에 드러냈다.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김 사장이 책임져야 할 사업집단의 규모와 지배력은 한층 커진다. 시장이 다음으로 확인할 것은 HBM 장비와 로봇 사업의 성장, 유통·호텔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이 실제 실적으로 나타나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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