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2025.2.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2025.2.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스마트투데이=이슈팀 기자| 셀트리온이 현재 6천억 수준인 연간 연구개발(R&D) 예산을 매년 2천억 이상씩 늘려 오는 2027년에는 1조원까지 늘려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R&D 투자 확대를 선언함에 따라 신약 개발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차세대 자가면역질환 후보물질을 확보한 상황에서 R&D 액셀을 밟아 바이오시밀러 분야를 넘어 신약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19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최근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서 국내 R&D 투자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한미 관세 협상 이후 대기업의 대규모 대미 투자에 따른 국내 투자 공백 우려가 제기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에 도움을 당부했는데, 이에 화답한 것이다.

서 회장은 "미국에서 의약품을 생산하는 데 2조 원 정도가 필요하다. 국내에는 그 두 배 규모로 투자하겠다"며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까지 연 6000억 원 정도를 연구개발비에 썼는데, 내년부터는 8000억 원으로 늘리고, 2027년에는 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이 정도면 글로벌 톱티어 제약사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약속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연결기준 연구개발비는 4347억 원이었다. 지난해 1조 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8개 제약·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4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연구개발에 쓴 기업이 셀트리온이었다. 2023년과 비교해도 26.8% 늘었다.

이미 R&D에 적지 않은 돈을 쏟아붓던 상황에서 더 늘리기로 하면서 신약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오크레부스, 코센틱스, 키트루다, 다잘렉스 등 4개 제품의 바이오시밀러 등 다수 파이프라인을 추가로 개발 중"이라며 "연간 1조 원이라는 큰 투자가 실행되면 국내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들과의 R&D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셀트리온 연구원이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연구원이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R&D 혁신 가속

셀트리온은 최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대규모 공동 연구개발을 체결하고 있다. 외부 기술 도입을 통해 신약 개발의 속도를 높인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지난달 다중항체 기업 머스트바이오와 최대 7125억 원 규모의 신약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해 면역 항암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바이오텍 포트래이와 신약 탐색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맺기도 했다.

포트래이는 공간전사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신약 표적을 발굴하는데, 셀트리온은 이를 활용해 차별화된 신약 후보를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항암 신약에 이어 자가면역질환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에 소재한 바이오텍 카이진과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항체 기반 신약 후보물질 2종에 대한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다수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경쟁력이 입증된 만큼,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FcRn(태아 Fc 수용체) 억제제 개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항암 분야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분야에서도 혁신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신약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글로벌 경쟁력과 성장 동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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