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2구역서 만난 현대家 사촌…함께 잭팟 터트릴까? [정비사업 디코드]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할아버지를 둔 사촌지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55세)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53세)이 압구정2구역 복합개발 프로젝트에서 재회를 가졌다. 반세기에 걸쳐 이어진 현대가 브랜드의 상징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동시에, 주거·상업·교통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새로운 도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백화점은 각각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 반세기 인연을 이어가는 현대가 사촌 형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의 손자들이다. 정의선 회장의 아버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과 정지선 회장의 아버지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은 형제지간으로, 두 사람은 사촌 관계에 있다. 정의선 회장과 정지선 회장 모두 장남이다.

현대가의 특별한 유대관계는 2025년 8월 17일 열린 고 정주영 창업회장의 부인 변중석 여사의 18주기 제사에서도 확인됐다. 이 자리에 정의선 회장과 정지선 회장이 함께 참석해 범현대가의 끈끈한 결속을 과시했다. 

두 사람은 평소에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자녀 결혼식에도 참석해 안부를 주고받는다. 2022년 6월 정의선 회장 장녀 결혼식에 정지선 회장이 참석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 압구정에서 펼쳐질 협업 프로젝트

현대건설과 현대백화점의 협력은 압구정2구역에서 구체적인 형태로 실현되고 있다. 2025년 6월 현대건설과 현대백화점은 '압구정2구역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연결통로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핵심은 압구정2구역에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을 지하통로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 통로가 완성되면 주민들은 외부 도로를 거치지 않고도 아파트 단지에서 백화점과 지하철역까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해당 통로에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고 보안과 편의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적용할 예정이다. 주거·상업·교통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원스톱 생활 인프라가 구현될 전망이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강남구 압구정동 19만2910㎡ 부지에 지하 5층~지상 65층, 14개 동, 2571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2조7489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지난 9월 27일 압구정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총회에서 조합원 1431명 중 1286명의 지지를 받아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8월 11일 단독 응찰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 ‘현대’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 

현대건설과 현대백화점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선 사례가 2019년 10월 한남3구역 재개발 프로젝트였다. 당시 현대건설은 현대백화점 계열사와 보유 브랜드를 한남3구역 상가에 입점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 "현대백화점이 입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용도지역 변경의 현실적 한계로 백화점 입점이 무산됐다. 백화점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땅이 준주거지역이었는데, 소매시설인 백화점 입점을 위해서는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이 필요했다. 결국 현대건설은 2024년 4월 정기총회에서 조합원에게 현대백화점 입점 불발을 알리며 사과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입점 불발에 강하게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남3구역에서의 실현되지 못했던 ‘콜라보’가 압구정2구역에서 재개되는 셈이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은 각각 독립적인 그룹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두 그룹 간 협력을 통해 '현대'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번 협력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압구정2구역은 범현대가의 브랜드 가치를 보여주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