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리그테이블] 2025년 9월
레버리지 팔고 인버스 산 개인 투자자들
증시 연일 최고치 경신…일부 투자자는 '고점 신호'로 해석

|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9월 한 달간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보다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순매도하고, 반대로 지수 하락 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자금은 미국 대표 지수와 안전자산인 금(金)으로 향하며 ‘위험 회피(리스크 오프)’ 심리가 뚜렷해졌다.

지난 9월 1일부터 30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ETF 순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이 같은 흐름이 명확히 드러난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한 달간 3053억 원어치를 팔았다. 뒤이어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레버리지’ 역시 2811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9월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총액은 9762억 원에 달했는데, 이 두 레버리지 상품이 전체 매도액의 절반 이상(5864억 원)을 차지할 만큼 매도세가 집중됐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코스피 하락 시 2배 수익을 추구하는 ‘KODEX 200 선물인버스2X’였다. 한 달간 순매수액은 4341억 원으로, 전체 ETF 중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 상승을 기대했던 레버리지 상품은 처분하고, 대신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대규모로 사들인 것이다.
순매수 상위권에는 미국과 안전자산이 자리했다. ‘TIGER 미국S&P 500’이 3359억 원으로 순매수 2위를 차지했고, ‘ACE KRX 금현물’과 ‘TIGER KRX 금현물’이 각각 2177억 원, 1626억 원으로 3, 4위에 올랐다.
종합하면 9월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레버리지 투자금을 회수했으며, 그 자금으로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미국 증시와 금현물 ETF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 9월 코스피·코스닥 ‘랠리’… 차익 실현 나선 투자자들
흥미로운 점은 개인 투자자들의 비관적 베팅과 달리 9월 국내 증시는 강세장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는 9월 들어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며, 지난 9월 24일에는 장중 3497.95까지 오르며 3500선 턱밑까지 다가섰다.
코스닥 지수 역시 상승 흐름을 보였다. 9월 30일 종가는 841.99로, 8월 29일(796.91) 보다 소폭 상승했다. 특히 800선 아래에서 출발해 연속 상승하는 구간을 보여주는 등 꾸준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실제 지수가 상승하는 기간에 발생한 개인들의 레버리지 ETF 매도에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향후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 아래 선제적으로 위험 관리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 금 ETF로 쏠린 투심… 안전자산 매력 부각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금 관련 ETF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 금현물’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 금현물’은 9월 한 달간 개인 순매수 3, 4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금 선물에 투자하는 ETF 역시 순매수액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KODEX 골드선물(H)’, ‘TIGER 골드선물(H)’,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등 관련 상품 전반에 걸쳐 매수세가 유입됐다.
국내 첫 현물형 금 ETF인 ‘ACE KRX 금현물’은 9월 30일 기준 순자산 2조 1747억 원을 기록했으며, 후발 주자인 ‘TIGER KRX 금현물’의 순자산은 4910억 원으로 집계됐다. 두 상품 모두 6월부터 8월까지는 등락을 반복했으나 9월 들어 수직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경기 둔화 가능성이 부각되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가 이어지는 등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금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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