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4천억 추가 자사주 매입..밸류업 의지 재확인
우리금융, 자본비율 12%선 겨우 수성..RWA 관리 비상

[출처: 신한은행]
[출처: 신한은행]

|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올해 7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9월 나란히 코리아 밸류업지수에 편입됐다.

올해 3분기 성적표를 공개한 두 그룹의 밸류업 계획 이행 상황을 8일 점검해봤다. 밸류업 계획을 이제 막 이행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초기부터 평가하기에 이른 감이 있다. 다만 시장이 밸류업 계획을 반신반의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초기 이행이 더 중요하다. 

신한금융은 밸류업 약속을 지키면서 순항 중이지만, 은행 금융지주회사 중에서 가장 먼저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우리금융은 밸류업의 기준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 역풍을 맞고 출항도 못한 상황이다.

보통주자본(Common Equity Tier1)비율은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건전성 지표이자, 배당의 기준점이다. 납입자본과 이익잉여금을 합친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비율이다. 즉 주주 환원을 높이려면 이익이 크게 늘거나,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줄어야 한다는 뜻이다. 

자본비율 12% 겨우 지킨 우리금융..내년 12.5% 달성? 

우리금융은 당초 무리한 밸류업 목표를 세우진 않았다. 내년까지 CET1비율 12.5%를 조기에 달성해, 총주주환원율 목표치를 35%에서 내년 이후 40%로 높일 계획이었다.

작년 총주주환원율은 33.8%로, 올해 35%를 달성하고 내년 이후 40%까지 높인다는 로드맵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CET1비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9월 말 일시적으로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면서 우리금융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자본비율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상황이다.

[출처: 우리금융그룹]
[출처: 우리금융그룹]

5대 금융지주 중에서 우리금융만 유일하게 CET1비율 13%대를 밑돌면서 계획이 어그러진 모양새다. 우리금융의 3분기 CET1비율 잠정치는 작년과 같은 12.0%로, 중장기 목표 13.0%는 물론 올해 말 목표 12.2%, 내년 말 조기 달성 목표 12.5%와 거리감이 있다. 

올해 대출 영업 드라이브를 건 것이 RWA 증가로 이어졌고, CET1비율의 분모인 RWA가 커지면서 CET1비율을 끌어내린 셈이 됐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승인에도 자본비율 관리는 불가피하다.

우리금융의 3분기 위험가중자산은 총 237조4770억원으로, 작년보다 8.0% 증가했다. 2분기와 비교해도 6조6650억원(2.9%) 급증했다. 신한금융의 RWA가 2분기 333조3천억원에서 3분기 337조4천억원으로, 4조1천억원 늘 때 우리금융은 6조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우리금융의 3분기 CET1비율이 낮고, 3분기 높은 대출 성장에 따라 CET1비율 개선이 지연돼 아쉬운 상황"이라며 "4분기 RWA 관리 의지를 실적발표회에서 확인했지만, CET1비율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우리금융의 3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82%로, 올해 목표 9%는 물론 중장기 목표 10%도 초과 달성했다.

추가 자사주 매입 계획이 없다면, 올해 주주에게 환원하는 규모는 총 6714억원 규모다. 올해 들어 1366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소각했고, 분기 균등배당을 통한 올해 총 배당금 규모는 5348억원이다. 분기마다 주당배당금 180원씩, 1337억원을 배당했다.

증권 돌발변수도 상쇄시킨 신한..`밸류업 속도전`

신한금융은 신한투자증권 돌발 변수에도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4천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상쇄시켰다. 시장은 신한의 밸류업 이행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신한지주는 3분기까지 자사주 매입·소각에 45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4분기에 2500억원, 내년 1~2월에 1500억원을 나눠서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출처: 신한금융그룹]
[출처: 신한금융그룹]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총 7천억원으로, 올해 말까지 유통주식 수를 5억주 미만까지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주식 수는 작년 5억1300만주에서 올해 3분기 5억3백만주까지 줄인 상황이다. 속도감 있는 이행으로 3년간 4억5천만주까지 줄이겠다는 장기 목표도 무난해 보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밸류업 공시를 신뢰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사주 확대가 가능하겠느냐는 의구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신한지주가 예상을 웃도는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발표하면서" 밸류업 이행 신뢰도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의 파생상품 매매 손실 1357억원으로 인해 그룹 CET1비율이 6bp(0.06%p)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3분기 그룹 CET1비율은 13.13%를 기록했다. 작년 CET1비율 13.17%보다 낮지만, 선방한 수준이다.

올해 배당 1조9백억원까지 포함하면 주주환원은 이미 작년을 초과해, 작년 주주환원율 36% 이상 달성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주주환원율 목표치는 36~40%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주주환원율은 올해 38.0%, 2025년 41.7%, 2026년 45.6%로 상승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2분기에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점진적인 주주환원율 상승을 실천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3분기 ROE는 작년 8.6%보다 1.6%포인트 뛴 10.2%로, 2027년 목표 10%를 초과 달성했다. 3분기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도 11.7%로, 목표 11.5%보다 높은 수준이다. 3분기 주당가치(TBPS·유형자본에 대한 주당가치)는 9만8919원으로, 작년 9만2642원보다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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