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CI [출처: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지주 CI [출처: 하나금융그룹]

|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29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증권업계는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밸류업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 주가는 전장 대비 0.6% 내린 6만5천원에 마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웨비나(웹 세미나)에서 "경쟁사의 밸류업 계획 대비 차별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고 질문했다.

박종무 부사장은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도달하는 목표가 타사와 비슷할 수 있지만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점이 차별화된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변동성이 높은 보통주자본비율에 따라 주주 환원의 안정성에 우려가 있는 부분을 반영해 13.0~13.5% 구간에 들어올 경우에 주주 환원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데 차별점이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출처: 하나금융그룹의 밸류업 계획]
[출처: 하나금융그룹의 밸류업 계획]

하나금융의 밸류업 계획 골자는 ▲오는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을 13.0~13.5% 범위 관리,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유지,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 확대, ▲위험가중자산(RWA)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준으로 관리 등이다.

증권사 연구원들의 질문에서 ROE 목표치에 대한 실망감도 읽혔다. 한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과거 이익 체력을 보면 타사 대비 ROE가 조금 더 높았던 것 같다"며 "지속가능한 ROE 목표치를 조금 더 높이 설정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하나금융의 ROE는 올해 1분기 10.44%, 2분기 10.36%, 3분기 10.62%로 이미 밸류업 계획 목표를 달성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박종무 부사장은 "하나금융도 그러고 싶은데, 일단 하나금융의 기초 체력과 경상 체력을 감안하면 (ROE) 10%는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지속가능한 ROE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증권업계가 의구심을 보인 데는 하나금융의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탓도 있다. 하지만 먼저 발표한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 3사에 비해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미 세 달 전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내놓은 밸류업 계획에 ▲CET1비율 13%, ▲ROE 10%, ▲주주환원율 50% 내용이 담겼고, 이는 하나금융과 같다. 2027년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 시점까지 동일하다.

신한과 우리에 비해 밸류업 계획을 늦게 발표한 KB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 13%를 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미국 선진금융의 주주환원 방식을 따라서 파격적이란 호평을 얻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밸류업 계획에 무엇이 담길지 시장 기대감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이었다.

밸류업 계획에 대한 세부적인 질문에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못한 점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자사주 매입 주기에 대한 질문에 박 부사장은 "상반기가 될지, 3분기 말이 될지는 유동적"이라며 "보통주자본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히 유지될 수 있는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시기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을 내놨다.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의 비중 배분을 묻는 질문에 박 부사장은 "가이드(기준)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 PBR 1배보다 0.8배 수준에서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어떻게 구성할지 구체적 방안을 다시 한번 수립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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