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좌)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우)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좌)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우)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대해 "이기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거인 골리앗의 급소를 타격해 승리한 양치기 다윗으로 자처했다. 

최 회장은 19일 '고려아연과 계열사, 협력사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2일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았음을 밝히고 다음날 공개매수를 선언한 이후 첫 공식 입장 표명이다. 

최 회장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내용을 임직원들에게 재차 설명하면서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MBK는 50%에 육박하는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을 획득하게 된다"며 "고려아연 임직원들의 입장에선 급박하고 복잡한 상황이지만 실제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점은 의외로 단순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월1일 우리는 함께 모여 고려아연의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며 동시에 미래 50년을 바라보며 우리 모든 구성원의 뜻을 모아 함께 만든 미션과 핵심가치를 발표했다"며 "우리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우리의 미션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누가 고려아연을 경영해야 하는가"라고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과연 MBK가 고려아연을 경영하면 우리의 미션을 자신들의 미션으로 여기고 이를 절실하게 또 유능하게 수행해 나갈 수 있을까?"라며 "저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솔직히 저와 고려아연 최고 경영진은 저들이 고려아연을 인수하여 아무 문제없이 운영하고 경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며 "물론 이들은 아마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유명한 기업을 거친 이른바 초특급 엘리트로 구성된 집단일 것이겠지만 고려아연에서 잠깐만이라도 일해본 적이 있다면, 아니 대한민국 산업의 현장 어디에서라도 잠깐 일해본 적이 있다면, 우리 회사가 멋진 이력서의 문구와 숫자 놀음으로 돌아가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 것"이라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그는 "저들은 아주 오랫동안 이 공개매수를 비밀리에 준비한 뒤 아주 교묘한 트릭 등으로 무장하고 추석연휴 바로 전 금요일에 이 일을 감행했고 아마도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도록 회심의 일격을 가한 것이라 믿고 웃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그들에게 아주 치명적인 실수였다"고 대항 의지를 다졌다. 

그는 "추석연휴가 시작한 금요일 밤부터 대한민국은 멈춰 버렸지만 우리의 공장은, 저를 비롯한 고려아연 경영진 전원은, 쉬지 않고 일했다"며 "오히려 온전히 집중하여 그들의 허점과 의도와 필수품을 파악하고 대항하며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대한민국은 추석연휴였지만, 그 밖의 세계는 모두 일을 하고 있어 외국 회사들과 논의하는 데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전세계 파트너들로부터 지지를 획득했음도 시사했다. 

그는 "MBK라는 거대 자본과의 싸움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고, 저들의 탐욕도 결코 쉽게 멈춰지지 않을 것"이라며 "저들은 온갖 비방과 의혹으로 고려아연과 저를 공격할 것이며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돈의 힘으로 우리를 굴복시키려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여러분, 우리 절대로 흔들리지 말자"며 "서로를 의지하고 각자 지혜를 짜내 우리 앞에 자신만만하게 서 있는 골리앗의 정수리를 향해, 우리의 모든 것을 담아, 돌을 던져 쓰러뜨리고 승리하자"고 구성원들에게 지지와 결속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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