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입주 예정시기 내년 6월로 변경...2450세대 입주민 날벼락 "한겨울에 어디 갈 곳도 없어"

지난달 입주가 시작됐어야 할 아파트가 아직도 골조공사를 마치치 못해 입주시기를 내년 6월로 늦추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보상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진천 풍림 아이원 트리니움 입주예정자 100여명은 17일 충북 진천군청 앞에서 공사 지연에 대한 보상을 마련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해당 단지는 충북 진천 교성지구에 들어서는 245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2020년 12월에 분양됐다.
시공사인 대명수안은 9월 15일 아파트 계약자들에게 입주예정을 당초 올해 10월에서 내년 4월~6월로 미루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구별로 1공구(101~207동)는 2024년 4월경, 2공구(301~404동)는 6월경에 입주가 가능 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 없이 본인들 사정만 변명하는 공문을 문자로 보내고 내용은 빠져나갈 구멍만 찾고 있는 모양새다”라고 말했다.
입주시기가 최장 8개월이나 늦춰지면선 2450가구에 달하는 입주예정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입주시기에 맞춰 집을 내놓았거나 전세계약을 만료했던 입주예정자들은 당장 갈 곳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삿짐을 들고 정처없는 떠돌이 신세가 된 것이다. 게다가 입주금 납기 지연에 따른 이자도 부담이다.
대명수안은 입주시기 연장 이유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건설 인건비 인상, 주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에 따라 공사가 지연됐고 물가상승에 따른 원자재값 인상과 운송노조의 파업 등으로 인한 공사지연이 불가피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실제로 해당단지는 2022년 12월에 현장에서 일하던 50대 근로자가 굴착기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해 공사중단 명령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일부 인건비를 지불하지 않아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사가 밝힌 내년도 입주일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할 거라며 불안해 하고 있다. 아직도 골조공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4월 입주일정을 맞추기 위해 내부 인테리어, 조경, 주변 인프라 등 부실·날림공사가 되지 않을지 입주민들의 걱정은 늘어만 가고 있다.

입주예정협의회 관계자는 "시공사는 계약금의 3%를 지급해 준다는 계약서만 참고하라는 말만하고 입주시기 연장에 따른 구체적인 보상과 향후 계획된 공정을 설명해 달라는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며 "계약금의 3%는 현재 은행 이자율에도 못미치는 터무니없는 금액이라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었던 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진천 풍림 아이원 트리니움’의 시공사는 대명수안으로 '대명루첸' 브랜드로 알려진 대명종합건설의 계열사다. 대명종합건설의 또 다른 건설 계열사인 풍림산업과 함께 시공중이다.
대명종합건설과 대명수안 등은 이달 초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지급보증 의무를 회피한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원을 부과 받았다.
2020년에는 울산 남구 호수공원 대명루첸의 입주지연으로 논란을 빚었다. 당시 이 단지는 하자문제로 인해 입주가 2년 이상 미뤄졌다. 국토교통부에서 보수를 명했지만 시행사로부터 공사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현관문을 용접해 입주자들의 입주를 막는 사건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진천 풍림 아이원 트리니움’은 진천읍 교성리 산 15-79번지 일원 부지에 들어선다. 이 단지는 2450세대의 대단지로 전용면적 59~108㎡, 지하 4층~지상 29층으로 구성된다. 분양 당시 초대형 커뮤니티시설과 진천교성 도시개발구역 내 대단지로 눈길을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