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로리다 소재 엔비바 플랜트. 사진=엔비바
 * 플로리다 소재 엔비바 플랜트. 사진=엔비바

목재 펠릿을 생산한다는 명목으로 미국 남동부에서 대규모 숲을 벌채해 온 메릴랜드 소재 팰릿 대기업 엔비바(Enviva)가 마침내 금융 위기에 직면했다. 환경 단체들은 엔비바의 위기가 “친환경을 무시하고 탄소 배출 비즈니스를 녹색으로 포장한 그린워싱의 종말”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비영리기관 ICN(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이 전했다. 

엔비바는 스스로를 세계 최대의 바이오매스 목재 펠릿 생산업체라며 비즈니스가 ‘녹색’임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환경 단체들은 대서양을 횡단하는 캠페인 등을 통해 엔비바의 주장은 그린워싱이며 거짓이라고 폭로해 왔다. 

엔비바는 노스캐롤라이나, 미시시피, 플로리다, 버지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6개 주에 10개의 펠릿 제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나아가 앨라배마와 미시시피에 각각 하나씩 두 개의 펠릿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었다. 지역 주민들과 환경 단체는 벌목과 펠릿 생산으로 인한 탄소 배출로 인해 지역의 생태학적 및 환경 위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그러나 회사의 미래는 더이상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스스로도 금융 위기임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 1월 최고 51달러였던 회사 주가는 1달러 미만으로 폭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루 하락폭이 79%였다고 한다. 

새로운 임시 CEO는 회사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목재 펠릿 가격의 하락, 버지니아 공장의 문제, 높은 이자 비용 및 기타 요인으로 인해 3분기 실적은 실망 그 자체였다. 엔비바는 3분기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서 “전체적으로 계속 기업으로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상당한 의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썼다. 

회사의 글렌 눈지아타 CFO는 “긴급하게 다각적인 변혁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 CEO의 새로운 역할도 맡았으며 회사의 모든 계약과 부채에 대한 검토를 약속했다. 그러나 앞날은 불투명하다. 

노스캐롤라이나 소재 도그우드 연합은 “엔비바는 환경 불의와 산림 파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기업이며, 그린워싱, 나쁜 기후 대응, 대규모 벌채, 지역 사회 파괴 모델을 기반으로 운영돼 왔다”고 혹평했다. 환경 단체는 수년 동안 엔비바의 벌목 및 목재 펠릿 제조에 맞서 싸워 왔다. 

연합은 특히 영국 소재 바이오퓨어워치와 공조해 영국의 주요 유틸리티 기업이자 엔비바 목재 펠릿 버너를 공급하는 드랙스(Drax)와도 싸워 왔다. 환경보호론자들은 드랙스가 급성장하고 있는 목재 펠릿 산업에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목재 팰릿이 석탄을 태우는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지만, 엔비바는 팰릿이 탄소 중립으로 전기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강변해 왔다. 이 주장으로 영국 및 유럽으로부터 정책적 혜택을 받았다.

회사의 금융 위기를 초래한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글로벌 친환경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21년 5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바이든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들에게 바이오매스 에너지로부터 미국 남부의 숲을 보호해야 한다는 서한을 전달했었다. 순 제로 배출을 위해 숲을 파괴하지 않고 보존하며, 나아가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엔비바는 위기 타개를 위해 연방 기후 및 청정에너지 법률인 인플레이션 감소법에 의한 지원을 신청했다. 반면 20개 이상의 환경 단체는 에너지 장관에게 엔비바 지원에 강력 반대한다는 서신을 보냈다. 제한된 자금을 기후와 지역 사회에 해를 끼치는 회사에 전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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