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금융사들의 해외부동산펀드 관련 손실이 내년에도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사무실 출근이 늘고 있지만 미국 기업의 상당수가 내년도 사무실 공간 축소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의 해외부동산펀드가 투자한 건물이 건축한 지 오래된 구축이거나 도심 외곽에 위치한 2급 건물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미국내 주요기업의 사무공간 축소시 이들 건물의 공실 증가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해당 펀드에는 수협, 신협, 코리안리, KB생명, 한국증권금융, 신한생명, 미래에셋증권, 현대해상, 농협생명, 삼성화재 등이 투자하고 있다.

사무 공간 플랫폼 제공업체인 로빈(Robin)이 설문조사를 거쳐 분석한 ‘2023년 사무 공간’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미국 기업의 75%가 2024년에 사무 공간을 축소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는 2022년보다 거의 30% 증가한 수치이다. 해당 뉴스는 글로브스트리트 등 전문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로빈이 500명 이상의 사무빌딩 관리자와 기업주를 대상으로 사무실 공간 활용 실태를 조사하고 2024년 계획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분석한 것이다. 로빈은 데스크 예약, 사무실 예약, 방문자 관리 및 직장 분석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전문 솔루션 업체다.
조사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해 폭풍처럼 몰아쳤던 재택근무 추세가 크게 약해졌다는 점에서 특이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88%가 직원들에 대해 정해진 일수 만큼 현장에 출근해 근무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2년 이후 거의 2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공간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 대상 기업 중 82%가 경기 침체 또는 공간 활용 부족으로 인해 “현재의 사무실 공간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주 요인으로 경기 침체를 꼽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조사에서 2022년 조사 이후 올해에 걸쳐 풀타임(전일) 근무가 19% 증가하고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는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감 추세로만 보면 하이브리드 근무자들이 대거 사무실 근무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응답자의 56%는 직원의 대다수가 현장에서 전이제로 근무한다고 답했고 40%는 대부분의 팀이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근무도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재택 근무 일수가 줄고 사무실 출근 일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주 4일 사무실 근무를 의무화하는 기업의 수는 작년보다 32% 증가했으며 주 3일 근무를 의무화한 기업도 32% 늘었다. 반면 하루, 즉 주 1회만 사무실에 출근하는 경우는 16% 감소했다. 52%의 기업은 직원들이 주 4일 사무실에 출근해야 한다고 답했고, 26%와 16%는 각각 주 3일과 2일을 의무적으로 근무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사무실 출근 증가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 사무실의 80%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공간을 축소했는데, 이는 2022년 이후 20% 증가한 수치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로빈은 내년에 공간을 축소하려는 기업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기업이 공간 축소 결정을 내리기 전에 활용도를 제고할 기회를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현재 40%에 달하는 기업이 사용 가능한 사무실 공간의 절반도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 공간을 100% 사용하는 기업은 28%에 불과했다. 물론 작년보다 높은 수치지만, 여전히 근무 형태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응답자의 42%는 ‘그럴 것“이라고 답했지만 58%는 "사무실에 출근해 근무해야하는 의무는 오래전에 사라졌다"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자신만의 책상보다는 공유 좌석 형태로의 이동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는 오래 전부터 ICT 기업들을 중심으로 정착되어 왔던 사무실 자리배치 관행이다. 공용 데스크와 회의실, 휴게 공간 등 모든 것이 ’공유‘의 개념이다. 이런 유연한 좌석 배치는 전통적인 사무실 레이아웃보다 적은 면적을 필요로 한다. 이 역시 사무 공간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답변한 회사의 89%가 사무실 레이아웃을 개편하고 더 적합한 편의시설을 갖춘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라운지나 소파 등은 회사가 직원에게 제공하는 가장 일반적으로 편의시설이었다. 그 외에 협업 및 허들 룸(58%), 조용한 공간 및 부스(54%) 웰니스 공간(54%)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보고서는 이런 편의 시설이 협업이나 업무 집중도를 높인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