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구글, 독점 위해 애플·삼성에 수백억 달러 지급"
MS 빙(Bing), 구글 크롬 대안 검색 엔진 될까? "AI 기술 더 좋아"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의 90%를 구글이 점유하고 있다.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의 90%를 구글이 점유하고 있다.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말 그대로 '독점'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애플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 엔진이 바로 구글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법무부는 2020년부터 반독점법을 근거로 구글에 소송을 걸었다. 구글이 시장의 독점 지배력을 얻기 위해서 삼성전자와 애플에 수십억에서 수백억 달러를 지급하는 등 편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무부와 구글의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만약 미국 법원이 미 법무부의 손을 들어준다면 구글의 검색엔진 독점 체제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개한 인공지능(AI) 기반 검색엔진 빙(Bing)이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어, 업계 일각에서는 구글과 MS의 양강 체제로 바뀔 가능성을 신중하게 내놓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구글, 검색 엔진 91% 점유…"애플·삼성 수백억 달러 지급해 독점"

1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진행된 미국 법무부와 구글의 소송이 점점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9월 12일부터 약 10주 과정의 소송전이 워싱턴 D.C에서 시작됐다. 늦어도 올해 안에는 관련 재판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

전 세계 브라우저 점유율
전 세계 브라우저 점유율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구글 크롬이 63.14%, 애플 사파리가 19.91%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크롬은 PC와 안드로이드 시장의 기본 브라우저로, 사파리는 애플 생태계의 주요 브라우저로 사용된다. PC를 사용하는 일부가 MS 윈도 환경에서 엣지를 사용한다. 비율은 5.45%다.

검색 엔진 점유율에서는 올해 9월 기준 구글이 91.55%로 거의 독점하고 있다. 이어 MS 빙이 3.11%로 아주 큰 차이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애플 사파리의 기본 검색 엔진이 바로 구글이기 때문이다. 

전세계 검색 엔진 점유율
전세계 검색 엔진 점유율

이에 대해 미 법무부는 2020년 구글이 기본 검색 엔진으로 구글 프로그램을 설정하는 대가로 애플과 삼성에 각각 200억 달러와 30억 달러를 지급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며 불법적으로 검색 엔진 독점권을 유지했다고 소송을 걸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구글 CEO 겸 모회사인 알파벳 CEO 순다르 피차이는 양사에 돈을 지급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구글의 검색 지배력은 크롬 브라우저에 대한 혁신과 초기 투자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구글 반독점 소송'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구글은 항상 소비자의 편에 서 왔다"며 돈을 지급한 이유는 "구글의 인터넷 검색 엔진이 애플과 삼성 등의 기기에서 잘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애플과의 거래는 우리 서비스 이용을 매우 원활하고 쉽게 만든다"며 "거래는 분명한 가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과거 MS 사례와 유사…MS '빙', 구글 엔진 대안 될까?

순다르 피차이 CEO의 이런 반박에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구글의 독점이 인터넷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달 2일 법무부 증인으로 법정에 출두한 MS 사티아 나델라 CEO는 구글의 지배력이 너무 막강해 현재의 인터넷 환경은 '구글 웹'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독점적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MS가 이번에 미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지만 과거에 구글과 비슷하게 법무부의 독점 소송을 당한 바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업계는 이번 소송을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진행된 MS와 미국 법무부의 소송을 거의 재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MS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기본 브라우저로 탑재한 PC를 팔았다는 이유로 소송에 휘말렸다. 당시 판결은 반독점을 위반했기 때문에 1심에서 MS의 기업 분할 판결까지 나왔다. 결국 당시 빌 게이츠 CEO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MS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기업 분할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도 전개는 비슷하다. 독점 대상이 '브라우저'에서 '검색 엔진'으로 바뀐 것. 아울러 MS는 이번에 구글이 패소하면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을 기업 중 하나로 점쳐진다. MS가 제공하는 검색 엔진인 '빙'이 검색 능력 면에서는 구글보다 떨어지지 않으며 AI 기반 검색에서는 일부 더 나은 성능을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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