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너럴모터스(GM) 산하 자율주행 차량 서비스회사 크루즈(Cruise)가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 중단을 명령받은 지 불과 며칠 만에 자사가 운영하는 미국 내 3개 도시 모두에서 로보택시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고 X(舊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크루즈가 발표했지만 이는 사실상 제너럴모터스의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다른 도시에서 서비스도 중단됨에 따라, 자율주행 로보택시 상용화는 큰 장벽을 만났으며, 승용차 부문에서의 안전한 자율주행은 난관에 봉착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현지 언론들도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향후 자율주행 서비스 전망을 그리 긍정하지 않았다.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 외에 애리조나 주 피닉스, 텍사스 주 오스틴과 휴스턴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휴스턴에서의 서비스는 지난 10월 12일에 시작됐다. 그러나 이번에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해결한 후’ 서비스를 재개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
반면 승차공유 서비스 회사인 우버(Uber)는 크루즈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크루즈가 지적받은 안전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버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소유한 자율주행 기술 회사 웨이모(Waymo)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이 운전자 또는 자율주행차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2022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일부 지역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두 회사가 캘리포니아 교통국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크루즈 자율주행차는 올들어 10월 6일 기준 39건의 충돌 사고가 발생했으며, 웨이모는 같은 기간 자율주행차 충돌 사고 46건을 신고했다. 크루즈 자율주행 차량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두 가지 예비 조사 대상이기도 하다.
크루즈는 3개 도시에서의 자율주행차 운행 중단을 발표하면서 X에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편하거나 여려운 난제라도 크루즈의 전체 프로세스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다만 크루즈는 인간 운전자가 탑승해 통제하는 승차 서비스는 계속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계속해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정부로부터 별도의 규제도 받지 않았다. 또 지난 9월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제한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웨이모는 무인 로보택시로 공공 도로에서 160만km를 주행했으며, 두 번의 충돌 사고와 18건의 사소한 접촉 사건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견인 정도의 심각한 사고는 아니었다고 한다.
크루즈 역시 지난 9월 발표된 연구에서 자율주행차가 인간 운전자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 연구는 크루즈, 제너럴모터스, 미시간대학교 교통연구소, 버지니아 공대 교통연구소 간의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문제는 서비스 운영업체들이 안전하다고 강변함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범기간 중에도 크고작은 사고를 많이 일으켰던 만큼 크루즈가 스스로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다행”이라는 말이 나온다. 웨이모 역시 궁극적으로는 크루즈와 같은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안전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