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1, 2대 주주로 경리회계 경쟁사끼리 '어색한 동거'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KPGA 오픈대회 '유탄' 맞아
인수가격, 전자신문 장부가 대비 3배 "인수배경 의아"

 * 더존 김용우 회장(좌, 61년생)과 웹케시그룹 석창규 회장(우, 62년생). 경리회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맞수 열전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최근 물류디지털화 등에 발맞춰 기업 ERP에서 디지털트랜스포매이션(DX)으로 사업 영역을 점차 다각화해나가고 있다. 
 * 더존 김용우 회장(좌, 61년생)과 웹케시그룹 석창규 회장(우, 62년생). 경리회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맞수 열전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최근 물류디지털화 등에 발맞춰 기업 ERP에서 디지털트랜스포매이션(DX)으로 사업 영역을 점차 다각화해나가고 있다. 

더존비즈온의 전자신문 인수로 경리회계 S/W 시장 '맞수'끼리의 어색한 동거가 시작됐다. 경리나라로 유명한 웹케시는 2019년 코스닥 상장 이후 전자신문 전 구원모 회장측 요청으로 이 회사에 지분 25.62%를 투자했다. 2021년 5월 호반건설이 구 전 회장의 보유지분을 인수한 이후에도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다. 호반이 2년4개월여만에 전자신문 보유지분 74.35% 전부를 최근 더존비즈온에 넘기기로 하면서 더존비즈온과 웹케시가 전자신문의 1, 2대 주주로 어색한 동거를 시작하게 됐다. 

당장 내년도 KPGA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대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게 되면서 골프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더존비즈온과 호반건설 양측은 이번 전자신문 M&A 과정을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했다. 전자신문 2대주주인 웹케시조차  따돌렸고, 공시 등을 통해 해당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웹케시측은 상당히 당혹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구원모 전 전자신문 회장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측이 웹케시측의 전자신문 보유 지분을 무수익자산으로 묶어두기 위한 것이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M&A 과정에서 2대주주에게 인수 계획 등 향후 사업계획 등을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케이스처럼 경쟁사가 엮인 경우, 경쟁사 보유 지분을 무수익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진행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인수하는 쪽(더존비즈온)측면에서는 인수비용 부담을 일정부분 덜 수 있는 동시에 경쟁사(웹케시)가 보유한 지분을 원천적으로 매각하지 못하게 묶어두는 효과를 노린 이른바 1석2조를 겨냥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웹케시의 전자신문 지분이 어정쩡한 장부상 자산으로만 남게된 이른바 휴지조각이나 다름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당장 올해로 4번째 대회를 이달초 치룬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KPGA대회'의 내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전남 영암 소재 코스모스 링스에서 열린 제4회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KPGA 대회의 공동 주최사인 전자신문이 경쟁업체인 더존비즈온으로 넘어간 이상 대회 주관사인 웹케시그룹이 전자신문과 함께 대회를 이어갈 명분이 사라진 탓이다. 

KPGA 공동주최사인 전자신문을 더존비즈온이 인수함에 따라 내년 대회는 웹케시그룹이 단독으로 개최하거나, 대회를 공동 개최할 새로운 언론사를 물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웹케시는 현정엽, 김태훈, 이원준, 장승보, 전성현, 박정환 등 내로라하는 국내 남자프로선수를 주축으로 한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다. 웹케시가 사회공헌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남자프로골프단을 운영하게 된 배후에는 구자철 KPGA 회장과의 각별한 친분에서 비롯됐다. 웹케시측은 '신뢰' '신의' 원칙에 따라 새로운 이름으로 내년 5회 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더존비즈온이 전자신문을 인수한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전자신문을 인수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운영자금을 차입 형식으로 지원할 정도로 전자신문 경영상황이 녹록지 못한데다 이번에 더존측이 사들인 주당 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다. 

호반건설이 연결감사보고서를 통해 밝힌 전자신문사의 2022년말 자산과 부채는 각각 323억7828만2000원과 126억8351만3000원. 순자산은 196억9476억9000원이다. 이 회사 총발행주식수 59만8208주를 기준으로 할 때 주당 순자산가치는 3만2923원이다.

그러나 더존비즈온은 전자신문 74.38%(44만1230주)를 560억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12만5916원. 더존측의 매입 단가가 전자신문 순자산 가치 대비 3배 가량 부풀려진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서울신문과 EBN 등 여러 매체를 거느리고 있어 매각하는 것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며 "하지만 더존비즈온이 전자신문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마땅히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이미 다른 인터넷경제매체 비즈니스워치 지분 48.78%를 보유중인 더존측이 전자신문 지분 취득 목적으로 밝힌 공식적 답변은 사업다각화 및 시너지 창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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