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산운용, 성장주 압축 장기펀드 베일리기포드 'LTGG' 판매 개시
'가치주만 투자' 고집 버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신영자산운용 신규 글로벌 재간접 펀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신영자산운용)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신영자산운용 신규 글로벌 재간접 펀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신영자산운용)

'가치투자 명가'를 표방해온 신영자산운용에서 지금까지와는 사뭇 결의 다른 펀드 상품을 내놨다. 엔비디아, 테슬라와 같은 성장주에, 그것도 압축적으로 투자하는 성장주 압축펀드 투자 상품을 출시했다.  

신영자산운용은 21일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이날 출시한 '신영 베일리기포드 글로벌그로스 펀드' 출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신영자산운용은 우리나라 가치투자 1세대로 평가받는 허남권 대표가 이끄는 국내 대표 가치투자 운용사다.자산가치와 배당 등 현재가치에 중점을 두고 투자해왔고, 상품들 역시 이런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이날 출시한 '신영 베일리기포드 글로벌그로스 펀드'는 영국 액티브 자산운용사 베일리기포드(Baillie Gifford)의 '글로벌 성장주 장기투자 펀드(Worldwide Long Term Global Growth Fund Class B USD Acc, 이하 LTGG)에 재투자하는 공모 펀드다. LTGG는 기관투자자 전용 펀드로 일반투자자는 투자할 수 없다. 일반 고객이 신영이 내놓은 펀드에 가입하면 신영이 펀드를 통해 LTGG에 투자하게 된다. 

베일리기포드는 테슬라의 2대주주이자 초기투자자로 알려져 있는데 성장주 장기투자에 특화돼있다. 학계와 인연을 맺고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이나 트렌드의 될 성 부른 기업을 조기에 발굴, 5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증권사에서 시시각각 나오는 보고서를 투자에 반영하는 대신 학계에서 다루는 초창기 산업 연구를 투자에 반영한다. 

장기투자라는 점은 같지만 '현재가치'에 방점을 찍어온 신영자산운용과 달리 '미래가치'에 베팅해온 곳이다. LTGG는 베일리기포드의 투자 스타일을 잘 반영한 상품이다. 

지난 2016년 설정됐고, 현재 35억달러(한화 4조5000억원) 규모다. 최소 6개 국가, 6개 섹터로 분산투자하지만 현재 담고 있는 종목수는 37개에 불과하다. 아마존과 테슬라, 엔비디아, ASML, 아디엔(Adyen), 모더나 등이 주요 투자 종목들이다. 

아마존과 테슬라 등 투자종목의 25%는 보유 기간이 10년이 넘었고, 엔비디아와 ASML 등 32%는 5년 이상 들고 있다. 아마존은 19년 동안 보유하면서 30$ 이상의 폭락세를 5번 경험했다. 변덕스러워 보이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11년의 보유기간 동안 무려 8번이나 30% 이상 폭락했다. 그럼에도 팔지 않고 버티고 있다. 베일리기포드의 성장주 중심으로 압축한 뒤 장기투자하는 스타일이 잘 드러나고 있다. 

임서홍 베일리기포드 한국 비지니스 공동대표는 "베일리기포드는 5년 안에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할 수 있는지, 어떻게 다섯 배 또는 이상의 가치를 낼 수 있는 지 등 10가지 질문 프로세스를 갖고 종목을 발굴하고 있다"며 "LTGG는 베일리기포드 최고의 아이디어만을 모은 상품"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5배 이상 수익이 기대될 때만 투자한다는 원칙은 5배 이상 수익이 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면 제외한다는 의미"라며 "10년 넘게 보유한 회사들 역시 앞으로 5~10년 안에 다섯 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보유하고 있는 것인만큼 언제 들어와도 우리의 투자 아이디어를 최신으로 공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신영자산운용은 지금까지 자산가치와 배당가치 등 손에 잡히는 현재가치를 중심으로 투자해왔다"며 "베일리기포드처럼 미래가치에 투자해서 성공하는 것도 훌륭한 실력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좋은 투자는 현재가치도 싸고, 성장성도 좋은 가치주에 투자하는 투자전략이라고 본다"며 "성장성이 충분한 가치주를 찾는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본사 인력을 보내 베일리기포드의 투자 노하우도 배워오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기투자에 대한 신념은 여전히 고수하지만 포트폴리오 구성에는 성장주도 받아들이겠다는 변심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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