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토부와 관련된 모든 전관 이권 카르텔을 철저히 끊어 미래로 가는 다리를 다시 잇겠다"는 내용을 지난달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원 장관의 이같은 한마디에 건설업계 전체가 숨죽인 채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건설사에 영입된 인사가 누군지를 찾는 이른바 전관 찾기가 한창이다.
고형권 전 기재부 차관을 포함해 삼성물산 GS건설 대우건설 등의 몇몇 사외이사들 이름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보성산업 솔라시도투자유치위원장 맡은 고형권 전 기재부 차관
당장 8조 규모 전라남도 솔라시도 개발사업을 시행중인 보성산업에 영입된 고형권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름이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다. 사업규모가 8조 가량의 대규모인데다 가장 최근 영입된 케이스인 탓이다.
솔라시도는 영암·해남에 관광레조형 기업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해남군 산이면과 영암군 삼호읍 일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솔라시도 사업은 전체 면적만 33.9㎢(1천26만평)에 이른다. 구성지구·삼호지구·삼포지구 등 3개 지구 조성에만 1조876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기업도시가 계획된 기능을 하기까지 필요한 투자비는 7조9872억원으로 추산된다.
보성산업은 지난 2월 고형권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솔라시도 투자유치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고 위원장 영입 이후 보성산업은 산업부·전남도·해남군·한국전력공사·삼성물산 등과 총 사업비 10조원이 투자되는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고 전 차관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30회) 합격 후 기재부 정책조정국장과 기획조정실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를 거쳐 기재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이후 OECD 대사, OECD 연금이사회 의장 등을 거친 경제 전문가다.
보성그룹 내 종합부동산개발 기업인 보성산업은 고 전 차관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솔라시도, 세종·부산 스마트시티, 새만금, 청라금융단지 등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물산·GS건설·대우건설 사외이사 맡은 정병석·강호인·김재웅 '입방아'
삼성물산은 올해 주총에서 제14대 노동부 차관을 역임한 정병석 한국기술교육대 명예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암했다. 정병석 이사는 2015년 10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삼성물산 거버넌스위원회 외부전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GS건설은 2022년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시절 국토부장관을 지낸 강호인 전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GS건설은 당시 강 전장관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며 GS건설은 “강 전 장관은 국토부 장관을 역임한 건설산업 전문가”라면서 “해당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참석해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재웅 사외이사는 중부지방국세청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관료출신이다.
이외 코오롱글로벌은 김두우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두우 이사는 올해 3월 사면된 이명박 전대통령이 대전국립현충원을 참배할 때 동행할 정도로 MB와 가까운 관계다.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 MB맨들이 다시 중용되면서 김두우 이사의 내외부 활동영역도 넓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