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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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하천과 생태계 측면에서 2022년은 기억에 남을 해다. 유럽 대륙을 흐르는 하천을 가로막고 있는 댐과 보의 철거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럽 하천에 서식하는 민물을 비롯한 생물 생태계의 건전성이 회복되고 있다고 세계경제포럼(WEF)이 어젠다를 통해 밝혔다. 어젠다 요약글은 WEF의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WEF 어젠다는 야생생물과 환경보호에 관한 7개 단체 연합체인 ‘댐 리무벌 유럽(DRE: Dam Removal Europe)’의 연례 보고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DRE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16개국 하천에서 325개의 보 또는 댐이 철거됨으로써 강의 흐름이 개선되고, 물고기가 하천의 중상류 번식지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DRE는 환경을 우선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측면이 강하다. 홍수 방지 능력의 상실 등 부정적인 영향은 내용에서 제외됐다. 

스페인이 하천 흐름을 가로막는 장애물 철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고, 스웨덴과 프랑스가 그 뒤를 이었다. 라트비아와 룩셈부르크는 처음으로 하천의 장애물 철거를 보고했다. DRE에 따르면 철거된 장애물의 73%가 댐보다는 규모가 작은 보였다.

단체 성격상 보고서는 장애물을 해체해 하천의 자유로운 흐름을 회복시키는 것은 생물 다양성 손실을 막고 생태계를 회복 궤도로 돌릴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WEF의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2023’에서는 생물다양성 상실과 생태계 붕괴가 향후 10년간 세계가 직면할 위기 상위 5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우크라이나’는 나라가 전쟁 상태인 가운데, 120년 전 카르파티아 산맥을 흐르는 강에 세워진 댐을 철거했다. 당초 목재 운반을 위해 건설된 이 댐은 지난 40년간 사용되지 않고 방치되면서 붕괴 위기가 닥쳤다. 댐을 철거함으로써 27km에 걸친 하천이 다시 개방되고 멸종 위기에 처해 있던 도나우 연어 등 물고기가 전통적인 산란지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그러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연어 개체수가 회복되면서 불곰, 수달, 유럽 밍크 등 어식 동물의 수가 급증하게 된 것이다. 이곳은 카르파티아 산맥 생물다양성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유럽에서 하천의 자유로운 흐름을 가로막았던 철거된 장애물의 약 6분의 1은 노후화되고 붕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었다. 그중에는 건설한 지 100년 이상 지나 노후화되고 방치되었던 수력발전 댐이 10기 포함되어 있었다.

노르웨이 스포츠 피싱 클럽이 철거를 호소하던 106년 전 건설된 트롬사 강의 수력 발전 댐은 2022년 1월 다이너마이트로 폭파됐다. 댐에는 물고기가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스텝풀 구조의 낮은 폭포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6월에는 노르망디 세린 강의 수력 발전 댐이 철거되어 60km의 물줄기가 회복됐다. 한편 핀란드에서는 국가적인 규모의 하천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라나센코스키 댐 철거가 이루어져 큰 전기를 맞기도 했다. 

DRE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최소 832km의 하천이 단절에서 회복됐으며, 유럽연합(EU) 및 각국 정부도 하천의 새로운 법적 보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한다. 

수력발전은 세계 최대의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세계 전력 발전량의 약 6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력발전이 수명을 다했을 때 철거 비용이 얼마나 들지는 정량화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DRE는 지적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댐 철거에 관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높이 10m의 댐 철거 비용은 평균 620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는 노후 댐이 무려 15만 개가 산재해 있다. DRE는 개별 댐의 정확한 철거 비용을 계산하는 새로운 앱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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